장생포 고래문화특구를 가진 울산 남구가 창작 동화를 모집했지요. 심사에 참여해 작품을 읽으며 마음이 착잡했지요. 동화의 작품성이 아니라 일부 투고자들의 고래에 대한 몰이해가 저를 답답하게 했지요. 고래 동화를 쓰겠다는 분들이 고래에 대해 너무 모른다는 것이 문제였지요. 고래는 바다의 포유류인데 아직 고래를 물고기로 아는 투고자들이 있었지요. 고래가 새끼를 낳아 젖 먹여 기르는 포유류이기에 바다에서 남다른 대접을 받는 것인데 큰 물고기로 알고 있다면 그건 고래가 기가 막힐 일이지요. 고래의 종류에 대해서도 그랬지요. 밍크고래를 40년이 넘도록 돌아오지 않는 귀한 고래로 소개하기도 하는데 그건 귀신고래지요. 밍크고래는 현재 우리 바다에 1만 6,000마리쯤 있지요. 귀신고래도 그랬지요. 귀신고래는 회유하는 고래인데 붙박이 고래로 알고 있는 분들이 많았지요. 백과사전적인, 아니 인터넷 눈동냥 수준의 고래에 대한 이해에 내심 리처드 바크의 같은 멋진 고래와의 만남을 기대했던 저를 실망시켰지요. 장생포를 장승포라고 하는 작품도 여럿 있었지요. 장승포는 울산이 아니라 경남 거제의 포구이지요. 그건 고래도 다 아는 일이지요. 고래를 바로 알 때 고래에 대한 진정한 사랑이 생기는 법이지요. 똑똑한 고래가 여전히 눈먼 바다를 떠도는 무지한 사람의 친구여서 슬펐지요.
시인ㆍ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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