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행히 이번에는 비가 살짝 내린 덕분에 피해가 없었지만 언제 폭우가 닥칠지 몰라 걱정이다."
19일 경북 구미시 선산읍 일선교 아래 낙동강의 준설 현장. 강바닥의 골재를 1㎞ 바깥의 제방으로 옮기는 2,500마력짜리 준설선이 연신 연기를 뿜고 있었다. 20여대의 굴삭기와 100여대의 대형 덤프트럭도 평소와 다름없이 준설 작업에 여념이 없었다.
4대강살리기사업 최대 핵심 구간인 낙동강 상류 지역은 평소와 다름없었다. 전국을 강타한 장맛비가 유독 낙동강 상류 지역을 피해 가면서 준설토 유실과 홍수에 따른 하천 범람 등 피해 없이 고비를 넘긴 것이다.
이날 부산지방국토청과 대구기상대 등에 따르면 16∼19일 낙동강 상류 구간인 상주시와 구미시 누적 강우량은 각각 22㎜, 28㎜에 그쳤다. 이곳 낙동강 구간은 상주보 낙단보 구미보 등 3개 보가 밀집돼 있고, 총 준설 물량도 상주시 4,000만㎥, 구미시 8,200만㎥ 등 1억2,200만㎥로 4대강사업 전체 5억7,000만㎥의 21.4%나 되는 핵심 지역이다. 이들 공구를 책임진 건설사들은 낙동강이 평소처럼 저수위를 유지하자 미처 철거하지 못한 가교를 뜯어내고 강 둔치의 모래더미도 바깥으로 옮기며 곧 닥칠 홍수에 대비하고 있었다.
D건설 J소장은 "수도권에 148.5㎜, 대구에 112㎜가 내리는 동안 이곳 낙동강 공사 구간에는 겨우 20여㎜에 그쳐 천만다행"이라면서도 "하늘이 언제 심술을 부릴지 알 수 없어 조마조마하다"고 말했다. 낙동강살리기사업단 측도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내리면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환경운동연합 시민환경연구소 4대강사업저지경남운동본부 등은 19일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낙동강 사업 구간 및 수해 피해 지역 현장조사 결과 기자회견을 갖고 "낙동강 함안ㆍ합천보 설치를 위한 가물막이로 홍수의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건설 현장의 준설토 야적과 공사 자재 존치 등도 하천 흐름의 병목 현상을 유발해 범람의 위험을 높인다"며 하천기본계획의 재수립을 촉구했다.
창원=이동렬기자 dylee@hk.co.kr
구미=김용태기자 kr8888@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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