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동요를 기억하시는지요? ‘냇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강물 따라 가고 싶어 강으로 간다. 강물아 흘러 흘러 어디로 가니 넓은 세상 보고 싶어 바다로 간다.’ 어린 시절 배웠던 이 짧은 동요도 강이 어떻게 흘러야 하는지 잘 가르쳐 주고 있습니다. 모든 냇물은 흘러서 강으로 가고, 강은 흘러서 바다로 갑니다. 강은 바다로 가는 자연스러운 물길입니다. 인류는 이 물길 옆에서 오랫동안 평화롭게 살았습니다. 강과 사람의 평화 속에서 문명이 태어났습니다. 황하, 인더스강, 나일강, 티그리스 유프라테스강 유역에서 세계 4대 문명이 태어났습니다. 이 나라도 마찬가지입니다. 한강이 없었다면 수도 서울은 만들어지지 않았을 것입니다. 강은 자애롭습니다. 자신의 몸에 땅을 일구고 씨를 뿌려 사는 것을 허락했습니다. 목마른 땅에 자신의 몸을 아낌없이 나눠 주었습니다. 그러나 강은 자신의 물길을 막는 것은 용서하지 않습니다. 지금 강물이 흐르지 않는다고 해도 언젠가는 제 길을 찾아오는 것이 강입니다. 남쪽에 큰비가 다녀갔습니다. 그 비에 4대강 사업으로 추진 중인 함안보, 합천보 건설현장이 대책없이 침수되었습니다. 이건 강의 작은 경고입니다. 어떤 더 큰 경고가 찾아올지는 불을 보듯 뻔한데, 동요의 가르침보다 못한 4대강이란 말이 안타깝습니다. 강을 막지 마십시오. 강은 흘러야 강입니다.
시인ㆍ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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