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정부는 워싱턴포스트(WP) 보도에 대해 상당한 당혹감을 표시하고 있다. 기사 내용도 문제지만 특히 웹사이트에 게재된 지도와 그래픽 등에 담긴 정보 때문이다. CNN은 일부 관리들을 인용, 웹사이트에 나오는 일부 정보기관의 위치는 일반에 공개되지 않고 있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일부 당국자들은 이런 위치 정보를 폭로하는 것이 국가 안보에 미칠 파장을 우려하기도 했다. 테러단체 등 불순한 세력에 의해 악의적으로 활용될 수 있다는 것이다. 공개 정보를 취합했다고 주장하지만 이를 한 곳에 모아 정보기관에 대한 ‘원스톱 쇼핑’을 가능케 했다는 점도 미 당국의 우려 대상이다.
그러나 WP가 지적한 방대한 정보기관들의 예산 낭비 같은 사안에 대해서는 미 당국과 다른 언론들이 인정하고 동의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폭스뉴스는 버락 오바마 행정부가 시리즈 첫 회에서 거론된 예산 낭비는 실제로 문제가 있다며 이는 정부의 주요 숙제라는 긍정적 반응을 보이고 있다고 보도했다.
WP 역시 국가안보라 사안임을 감안, 보도 전 공개 수준을 두고 많은 고민을 했던 것으로 보인다. WP는 기업체 홈페이지에 게재된 주소를 활용해 웹사이트를 구축하면서도 독자들이 정확한 업체 위치를 알 수 있게 하는 확대 기능은 제한했다. 정부기관 위치도 도시와 마을 수준까지는 제공하지만 그 이상 세부적 위치는 담지 않았다. WP는 또 수 개월 전부터 두 번에 걸쳐 정부 관리들에게 웹사이트를 보여주고 수정 요청을 받았다. 정당한 요청은 받아들이기도 했지만, 구체적인 근거도 없이 웹사이트 전체가 국가안보에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며 막연히 반대한 정보기관의 요구는 거부했다고 WP는 설명했다.
진성훈기자 blueji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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