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39회 브리티시오픈은 이변으로 시작해 이변으로 끝났다.
세계랭킹 54위인 루이 웨스트호이젠(28ㆍ남아공)이 브리티시오픈에서 생애 첫 메이저대회 정상에 올랐다.
웨스트호이젠은 19일(한국시간) 스코틀랜드 세인트앤드루스 올드코스(파72ㆍ7,305야드)에서 열린 대회 4라운드에서 이글 1개와 버디 1개, 보기 2개로 1타를 줄여 최종 합계 16언더파 272타로 우승을 차지했다. 9언더파 279타로 2위를 차지한 리 웨스트우드(잉글랜드)와는 무려 7타차다. 우승 상금은 129만달러. 지난 3월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안달루시아오픈에서 첫 우승을 신고한 웨스트호이젠은 4개월만에 생애 첫 메이저 챔피언이 됐다. 남아공 선수로서는 4번째 브리티시오픈 우승자가 된 웨스트호이젠은 2002년 어니 엘스(남아공)가 차지했던 클라레저그를 8년 만에 남아공으로 다시 가져왔다.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가정 형편이 넉넉지 못했던 웨스트호이젠은 남아공의 ‘골프 영웅’인 어니 엘스의 도움을 받았다. 17세인 99년 유망 골프 선수들을 육성하는 프로그램을 운영하는 어니 엘스 재단에 들어간 웨스트호이젠은 국가대표 유니폼을 입고 2000년 월드주니어챔피언십 우승, 2002년 아이젠하워 트로피 등 각종 국제대회에서 우승하면서 두각을 나타냈다.
하지만 웨스트호이젠은 2003년 프로에 데뷔했지만 7년 동안 우승이 없었고, 올해 안달루시아오픈에서 우승하면서부터 다시 골프팬들의 주목을 받았다..
웨스트호이젠은 올해 열린 마스터스에 이어 US오픈에서도 컷 탈락해 이번 브리티시오픈에서 우승과는 거리가 멀어 보였지만 정확한 드라이버샷과 아이언샷을 보여주면서 최고의 자리에 우뚝 섰다. 웨스트호이젠은 이번 대회 우승으로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출전권도 획득해 미국 무대로 자신의 영역을 넓혔다.
웨스트호이젠은 "생일을 맞은 넬슨 만델라 전 대통령과 기쁨을 나누고 싶다. 퍼트를 할 때 경련이 일어나 걱정이 됐는데 리드를 지킬 수 있어서 너무 기쁘다. 내일이 돼야 우승이 실감이 날 것 같다"고 우승 소감을 전했다.
웨스트호이젠 못지 않게 아마추어 선수로 출전한 정연진(20)의 선전도 눈부셨다.
브리티시아마추어챔피언십 우승으로 이번 대회 출전권을 따낸 정연진은 마지막날 이븐파 72타를 쳐 합계 4언더파 284타로 공동 14위에 올랐다. 정연진은 아마추어 출전 선수 중 가장 좋은 성적표를 남겨 실버 메달을 받았다. 부산 해운대고를 졸업한 정연진은 2006년 국가대표 상비군을 거쳐 2008년 호주로 건너가 현재 멜버른에서 생활하고 있다.
정연진은 "큰 대회에서 좋은 스코어로 마치게 돼 자신감을 얻었다. 바람이 많이 부는 호주에서 탄도가 낮은 샷에 대한 훈련을 많이 한 것이 도움이 됐다. 아마추어 자격을 유지해야 내년 마스터스에 출전할 수 있기 때문에 프로 전향은 마스터스 이후가 될 것이다. 프로에 가서도 타이거 우즈의 기록을 깨고 싶다"고 말했다.
'골프 황제' 타이거 우즈(미국)는 마지막날 이븐파 72타를 치는데 그쳐 3언더파 285타로 공동 23위에 머물렀고, 양용은(38)은 2타를 잃고 합계 3오버파 291타로 공동 60위까지 떨어졌다.
노우래기자 sporter@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