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화학이 지난 주 미국 미시간주 홀랜드시에서 가진 전기자동차용 배터리 공장 기공식이 국내외의 큰 관심을 모았다. 한때 미국 제조업의 메카 지역에 우리 기업이 차세대 친환경 자동차의 핵심부품 공장을 세운다는 의미와 함께‘미래 먹거리’로 불리는 2차전지 시장을 선점하는 효과가 기대된다. 특히 기공식은 오바마 미국 대통령이 참석, 연설해 더욱 빛을 발했다. 우리 기업의 축적된 기술력과 미국 정부의 전폭적 지원, 대통령의 열렬한 관심 등 3박자가 잘 어우러진 멋진 이벤트였다.
LG화학 홀랜드 공장은 총 3억3,000만 달러를 투입해 2013년까지 전기자동차 6만대 분량의 배터리를 생산하게 된다. 투자비 중 1억5,000만 달러는 연방정부 보조금으로 충당된다. 미시간 주정부가 약속한 1억2,500만 달러의 세금감면 혜택까지 감안하면 직접 투자비는 5,000만 달러 남짓이다. LG화학으로선 큰 돈 들이지 않고 글로벌 2차전지 양산체제를 갖추는 셈이다. 이미 GM의 전기자동차 볼트에 이어 포드의 포커스도 고객으로 확보했다.
미국 정부가 지원을 아끼지 않은 이유는 오바마 대통령이“새로운 공장을 하나 짓는 것을 넘어 국가의 새로운 미래를 건설하는 것”이라고 강조한 데서 잘 드러난다. 자신이 심혈을 기울여온 친환경 에너지정책과 그린산업 육성이 열매를 맺기 시작한 상징을 LG화학 공장에서 찾은 것이다.“이곳은 미시간주와 미국이 가는 방향을 보여주는 상징”이란 말에서도 전기자동차 시대를 앞당겨 자동차 왕국의 자존심을 되살리고 친환경ㆍ 일자리 공약도 실현하겠다는 뜻이 묻어난다.
국내 업계가 눈앞의 성과에 마냥 기뻐할 수만은 없다. LG화학과 함께 삼성SDI의 자회사 SB리모티브가 2차전지 시장을 선점한 것은 사실이지만 일본의 파나 소닉, 중국 BYD 등의 추격이 만만치 않다. 우선적 과제는 일본에 의존
하는 2차전지 주요부품의 국산화율을 제고하는 것이다. 또 국내 완성차 업계가 전기자동차 개발 속도를 한층 높여야 배터리 업계의 경쟁력도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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