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지하(69ㆍ사진) 시인이 신작 시집 (천년의시작 발행)를 펴냈다. 지난 3월 시집 을 출간한 후 넉 달 만에 낸 시집으로, 시와 함께 짧은 산문 243편을 수록했다.
동양 전통 사상을 섭렵하며 독창적인 생명사상을 구축하는 데 관심을 쏟고 있는 그는 이번 시집에서 ‘산알’이라는 개념을 구체화하고자 한다. 산알은 북한 생물학자 김봉한(1916~1966)이 사람 몸에 있다고 주장했던 세포 생성 조직. 김씨는 산알을 ‘생명력’으로 규정하고 그 범위를 문화적 차원으로까지 확대시킨다. ‘그것은 항생제가 아니다./ 차라리 시다./ ‘바람이 분다. 살아야겠다’/ 발레리의 시가 바로 산알 아닌가! 아닌가?’(‘산알은 도처에 있다’에서)
그에게 산알은 최근 신종플루, 구제역, 지진 등이 잇따르고 있는 ‘컴컴한 질병과 죽음의 시대’를 치유할 희망이다. 그는 궁극적으로 생명과 무생명이 함께 공동체를 이루고 서로에게 산알 같은 존재가 되는 ‘모심의 문화대혁명’을 꿈꾼다. ‘내가 나에게/ 어느 날/ 산알이라고 부를 날이 있을까// 너는/ 네 이웃과 인류에게/ 더 나아가 고양이 강아지 풀잎과 흰구름에게/ 한 알의/ 붉은 산알일 수 있을까’(‘제도’에서)
이훈성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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