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증시가 1,700포인트대를 넘어서자 ‘펀드런(펀드대량환매)’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18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가 올들어 최고점인 1,758.01을 찍은 다음날(15일) 국내 주식형펀드(상장지수펀드 제외)에서 무려 6,555억원이 순유출됐다. 2006년12월21일 이후 3년반만에 최대규모이다.
이번에도 펀드 환매는 코스피지수가 1,700선을 돌파한 9일을 전후로 가속이 붙는 양상. 순유출 금액은 9일 425억원에서 12일 954억원, 13일 1,503억원, 14일 3,470억원으로 매일 배로 불어나고 있다. 8일 이후 6거래일째 순유출이 이어지면서 모두 1조2,930억원이 빠져나갔다.
올 들어 코스피지수는 1,700대에 4번째 올라섰는데, 그때마다 주식형 펀드에선 대량 환매가 되풀이되고 있다. 2002년 이후 국내 주식형 펀드에 들어온 돈의 약 절반(37조2,000억원)이 코스피지수가 1,700대를 넘었을 때 유입됐는데, 이후 주가가 빠졌다가 1,700선을 회복하면 어김없이 차익실현을 위해 환매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현대증권에 따르면, 코스피지수 1,700~1,800대에 유입된 자금은 9조6,441억원, 1,800~1,900대에 유입된 금액은 12조1,151억원이다.
IBK투자증권 김순영 연구원은 “코스피가 전고점을 넘어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높은 수준으로 상승하면서, 펀드 투자자들의 환매 욕구가 다시 나타나고 있다”며 “그러나 펀드 환매의 저점 지수대가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펀드에서 자금 이탈의 강도는 약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펀드대량환매(펀드런)가 최고조에 달했던 3~4월에만 5조7,423억원이 순유출되는 등 올 들어 벌써 7조8,000여억원이 국내 주식형펀드에서 빠져 나왔는데, 업계에서는 1,700~1,750대 사이에 가입된 펀드 자금의 환매는 대체로 마무리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문향란기자 iam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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