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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선수 10명 확정… 지금부터 필요한건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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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둑/ 광저우 아시안게임 대표선수 10명 확정… 지금부터 필요한건 뭐?

입력
2010.07.16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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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창호(35) 조한승(28) 이세돌(27) 최철한(25) 강동윤(21) 박정환(17), 이민진(26) 조혜연(25) 김윤영(21) 이슬아(19). 오는 11월 중국 광저우에서 열리는 제16회 아시안게임 바둑 종목에 출전할 남녀국가대표선수 10명이 확정됐다.

한국 바둑 사상 최초로 태극마크를 가슴에 달고 아시안게임에 출전하게 될 이들은 16일 한국기원에 모여 양재호 대표팀 감독, 김승준 남자팀 코치, 윤성현 여자팀 코치 등 코칭 스탭과 상견례를 가진 후 17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다.

남녀 대표팀의 가장 시급한 공동 훈련 과제는 흥미롭게도 자신과 맞는 ‘짝 찾기’다. 이번 광저우 아시안게임에서는 남녀단체전과 남녀혼성페어전 등 세 종목의 경기가 벌어지는데 기존 대표선수 중에서 두 팀을 구성해 페어전에 출전토록 돼 있기 때문이다.

한데 한국 선수들이 평소 페어바둑을 둬 본 경험이 거의 없기 때문에 과연 어떻게 페어를 구성하는 게 최선일 지, 코칭 스탭들이 매우 고심하고 있다. 실리파가 좋을 지 전투형이 나을 지, 기풍이나 성격이 비슷한 사람끼리 한 편이 되는 게 유리할 지, 아예 서로 기풍이 다른 게 오히려 보완 효과가 있을 지, 혹은 서로 나이가 비슷해야 좋을 지, 아무래도 남자 쪽이 좀 많아야 할 지. 이런 저런 구상을 해 보지만 여러 모로 ‘바둑 궁합’이 딱 맞는 ‘천생배필’을 찾기가 쉽지 않다. “가능한 한 많은 조합으로 실전 대국을 치러 본 다음 선수들의 의견을 수렴해서 8월 안에 페어전에 출전할 두 쌍의 페어를 선정할 계획입니다.”(윤성현 여자팀 코치)

대표팀의 두 번째 중점 훈련 과제는 체력단련이다. 바둑은 생각보다 엄청나게 체력이 필요한 경기다. 이번 아시안게임에서 바둑 종목은 11월20일부터 22일까지 페어전이 열리고 23일부터 26일까지 남녀단체전이 같이 열리는데 보통 하루에 두세 판씩 경기를 치러야 한다. 특히 페어전에 출전하는 선수들은 1주일 동안 하루도 쉬지 못하고 계속 강행군을 해야 하기 때문에 더욱 강한 체력과 정신력이 필요하다. 그래서 훈련기간 중 선수들에게 축구나 탁구 등 운동을 의무적으로 시키고 개인적으로 헬스 요가 등을 수련할 경우 필요경비를 지원키로 했다.

물론 기술훈련도 소홀히 할 수 없다. 사실 남자팀은 모두 최정상급 기사들로 평소 나름대로 개인훈련을 열심히 하고 있어서 별도의 기술훈련이 꼭 필요한 건 아니다. 게다가 각자 대국스케줄이 바빠서 함께 모여 훈련할 시간도 별로 없다. 그래서 주 1회 정도 모여서 콩지에 구리 창하오 등 중국 대표로 나올 게 거의 확실한 정상급기사들의 최신 기보를 집중적으로 연구 검토하는 방식으로 진행키로 했다. 이에 반해 여자팀은 대국스케줄이 비교적 한가한 편이므로 그동안 상비군에서 해 왔던 것처럼 매일 함께 모여 연습대국 및 복기, 사활 연구 등 강도 높은 훈련을 실시하고 젊은 남자기사들과의 교류전도 자주 가질 계획이다.

윤성현 코치는 페어팀이 확정되면 시간 안배 훈련도 필요할 것으로 예상했다. 페어전 본선은 남녀단체전과 마찬가지로 기본 1시간에 30초 초읽기 3회여서 별 문제가 없지만 예선은 초읽기 없이 45분 타임아웃제여서 페어전에 익숙치 않은 한국 선수들이 자칫 시간 안배를 잘못해 유리한 바둑을 억울하게 시간패 당할 우려가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조만간 중국에서 사용하는 초시계를 긴급 공수해 실제 상황에 대비한 훈련을 시키겠다고 말했다.

그런데 과연 한국이 이번 아시안게임 바둑 종목에 걸린 금메달 세 개 가운데 몇 개나 딸 수 있을까. “최근 중국이 강세를 보이고 있는 세계 바둑계 흐름을 감안하면 세 종목 가운데 어느 한 종목도 금메달을 장담할 수 없는 게 현실입니다. 그러나 한국 바둑 사상 최초의 아시안게임 출전이라는 자부심과 긍지를 갖고 선수들과 함께 열심히 준비해서 반드시 좋은 성적을 거두도록 하겠읍니다.” 17일부터 본격적인 훈련에 돌입한 양재호 대표팀 감독의 다짐이다.

박영철 객원기자 indra@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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