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둑을 오랫 동안 수련하면 머리가 좋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팀이 바둑 전문가와 일반인의 뇌 기능을 비교해 본 결과 바둑 전문가들이 집중력과 기억력, 문제 해결능력, 수행 조절능력 등을 담당하는 뇌의 오른쪽 전두엽 부위 등이 일반인보다 훨씬 발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번 연구결과는 뇌영상학 분야 저명 학술지인 ‘뉴로이미지(Neuroimage)’ 8월호에 게재될 예정이다.
권 교수팀은 10년 이상 바둑을 수련한 17명(프로기사 9명, 바둑 연구생 8명ㆍ평균 나이 17세)과 바둑을 두지 않는 일반인 19명(평균 나이 18세)을 대상으로 자기공명영상(MRI)으로 뇌를 촬영해 비교했다. 조사는 2007년부터 1년 동안 진행했다.
연구 결과, 바둑을 오래 수련하면 뇌 영역(대뇌 전두엽, 변연계, 대뇌 피질) 간의 연결고리가 2배 가까이 치밀해져 뇌 회로가 더 효율적으로 작동하는 것이 확인됐다. 바둑 전문가 집단에서 보이는 대뇌 전두엽 등의 발달은 하나의 기술을 오랫동안 수련한 장인들에게서 전형적으로 나타나는 특성이다.
권 교수는 “바둑 전문가들의 대뇌 전두엽 등이 발달한 것은 바둑이 공간적 기능을 많이 이용하기 때문으로 추정된다”며 “이번 연구 결과는 장기간 훈련을 통해 뇌 구조를 변화시킬 수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바둑을 오랫동안 두었더라도 지능지수(IQ) 발달에는 별다른 영향을 주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권 교수는 “바둑 전문가들의 평균 IQ가 일반인의 평균치(100)와 별 차이가 없었다”고 말했다.
권대익 의학전문기자 dkwon@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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