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급증했다. 이로써 한국은 일본을 제치고 세계 3번째 미국산 쇠고기 수입시장이 됐다. 9월말께 시작될 한ㆍ미 자유무역협정(FTA) 실무협의에 어떤 영향을 줄지 관심이다.
16일 외교통상부에 따르면 미국 농무부와 미국육류수출협회 집계 결과 올 들어 5월까지 우리나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은 3만7,117톤, 금액으로는 1억6,279만달러에 달했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수입량은 66%, 금액은 94% 급증한 수치다.
국가별로 보면 멕시코(9만5,820톤), 캐나다(5만9,755톤)에 이어 우리나라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이 세계 3위를 기록했다. 그동안 아시아에서 미국산 쇠고기를 가장 많이 수입해 온 일본은 우리나라보다 400여톤 적은 3만6,698톤에 그치며 4위로 밀렸다.
문제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급증이 아무래도 한ㆍ미 FTA 실무협의에서 우리측에게 불리한 요인으로 작용할 소지가 크다는 점. 한ㆍ미 양국은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 소비자들의 신뢰가 회복될 때’ 30개월 이상 미국산 쇠고기를 수입한다고 합의를 한 상태.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급증이 곧 소비자들의 신뢰 회복의 근거가 될 수 있고, 결국 미국측의 쇠고기 완전 개방 요구의 빌미가 될 가능성이 짙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양국간 실무협상이 시작될 9월말까지 미국산 쇠고기 수입 증가 속도가 얼마나 더 가팔라질지 촉각을 곤두세우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됐다.
하지만 우리 정부는 미국산 쇠고기 수입량 증가가 곧 완전 개방 요구의 근거가 되지는 못할 거라는 입장이다. 정부 한 관계자는 “수입량 증가 자체가 신뢰 회복의 절대적인 근거가 될 수는 없다”며 “자칫 무리한 요구를 하는 경우 겨우 조금씩 진정돼 가는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거부감이 다시 커질 수 있다는 점을 미국측에서도 염두에 둘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영태기자 yt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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