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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옥 신임 교총 회장 인터뷰/ "교원평가 일단 수용하지만 실패 가능성 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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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양옥 신임 교총 회장 인터뷰/ "교원평가 일단 수용하지만 실패 가능성 커"

입력
2010.07.15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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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일 취임한 안양옥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 신임 회장은 최근 교육과학기술부와 진보 교육감 간에 충돌 양상이 빚어지고 있는 주요 교육 현안에 대해 비교적 구체적인 입장을 내놓았다. 직접적으로 이해관계가 있는 교원평가제는 일단 수용은 하겠지만 법제화와 함께 개선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초중고 전면 무상급식과 학생인권조례는 “해서는 안 되는 사안”이라고 못박았다. 진보 교육감이 강행할 경우 대대적인 반대 운동을 하겠다고 했다. 시험거부 학생 처리 등 후유증이 예상되는 국가수준의 학업성취도 평가 역시 보완을 주문했다. 그는 “정치적 흐름에 휘둘리지 않고 정책에서 승부를 걸겠다”고 말했다. 교과부 주도의 일방적인 정책 수립에 제동을 걸겠다는 의미로 읽혀졌다.

인터뷰=김진각 정책사회부 부장대우

_교원평가제에 대한 교총의 입장은 어떤 것인가.

“일단 수용하겠다. 하지만 현행 평가방식으론 실패할 가능성이 높다. 평가 절차부터 잘못됐다. 교사 스스로 평가한 뒤 동료가 평가하고 학생이 평가하고 최종적으로 학부모 평가도 받아야 하는데, 학생 학부모부터 평가를 하고 있다. 평가의 목적은 교사 스스로 깨닫고 변화를 꾀하는 것이다. 결과지향적인 평가는 안 된다.”

_어떤 식으로 교원평가가 개선돼야 한다고 보나.

“순서적으로 본다면 우선 교사 스스로 평가를 하고 교사 동료간, 학생 평가를 같이 하는 게 맞다. 그렇지만 초중고교별로 비중은 달라야 한다. 초중고교생에게 모두 똑같은 내용의 평가 설문지를 돌리는 것은 교과부의 정책연구 부족에서 비롯된 측면이 크다. 오죽하면 곽노현 서울시교육감이 학생 서술형평가제를 하자고 하겠는가. 이는 학생 중심적 사고다. 교사와 학생은 평행성과 균형성을 가져야 하는데, 이런 식으로 간다면 교사는 설 곳이 없다. 교원평가제 때문에 학교 현장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그는 최근 안병만 교과부 장관을 만나 교원평가제 법제화를 촉구했다. 구체적인 시행방안을 연구해달라고 요청했으며, “대안 있는 파트너가 되자”는 제의도 했다. 이와별도로 교총은 자체적으로 교원평가제 개선 연구에 착수했다. 평가방법의 손질이 목적이다. 연구결과가 나오면 교과부에 정책으로 받아들일 것을 요구할 계획이다.

_초중고교 전면 무상급식에 대해 교원들의 생각이 궁금하다.

“전면 무상급식은 무조건 반대다. 교육 예산이 뻔하다. (보수 성향의)나근형 인천시교육감까지 나서 2013년까지 무상급식 도입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건 보수가 진보에 끌려가는 모양새다. 무상급식은 엄격히 말해 교육의 내용 밖에 있는 것이다. 의식주가 중요해도 밥 먹는 문제가 교육의 본질은 아니지 않는가. 초중고생 모두 한테 무상급식을 하게 되면 교육 예산이 동난다. 소외 학생 중심으로 무상급식을 확대하는 정도면 충분하다.”

_진보 교육감들은 무상급식을 관철시킬 태세다.

“일단 정중한 대응을 하겠지만 (무상급식 추진이 본격화할 경우)시민 반대운동 형태로 전개할 생각이다. 전면 무상급식은 예산 투입이 제대로 안 되면 급식의 질이 낮아질 수 밖에 없다. 한끼지만 학생들에게 공급되는 영양은 양질의 것이어야 한다. 예산 확보에 실패할 경우 저질 급식이 될 수밖에 없다. 장기적인 부분도 고민해야 한다. 일부 교육감들이 교육 포퓰리즘에 빠져있다.”

_곽고현 서울시교육감이 학생인권조례를 곧 제정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사실 인권조례도 무상급식과 비슷하다는 판단이다. 교육 밖의 문제다. 곽 교육감은 법학자인데 학생 인권만 생각하고 교사 인권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 균형을 맞춰야 한다. 지금도 교사가 학생의 의사를 묻지 않고 결정을 하는 곳이 없을 정도다. 학생 인권 문제는 학교가 자율적으로 하면 되는 것이다. 교복 자율화는 물론이고 학생인권조례에 담길 내용이 과도하다. 학칙에 학생 인권을 존중하는 내용을 넣으면 되는데 ‘학생인권조례를 별도로 만드는 것은 옳지 않다.”

안 회장은 학생인권조례 갈등을 해소하기 위해 나름의 대안을 제시하기도 했다. 학생인권 조례에 준하는 학칙을 학교 스스로 마련하는 것이다. 학교 현장의 문제는 교사, 교감, 교장의 의견을 반영해 해결하면 되고, 정치적 접근은 지양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_학업성취도 평가 방식을 찬성하나.

“학업성취도 평가 시행 자체에 대한 논쟁은 끝낼 때가 됐다. 평가의 근본적인 취지는 학생자기능력평가다. 시행에 이의를 제기하는 것은 유치하다. 하지만 각론에선 좀 논의가 필요하다. 전국적으로 시행하는 것이 바람직 한지 아닌지, 전수 방식이 좋을지 표집 방식이 나을지, 이런 여러 문제점들을 살펴야 한다. 학교별 성적을 공개하는 것에 대해서도 논의가 이뤄질 필요가 있다. 학교서열화 등 부작용이 존재하기 때문이다. 앞으로 보다 체계적인 연구를 통해 개선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

안 회장은 “교총이 ‘교과부 2중대’ 얘기를 들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했다. 교과부가 교육정책을 던지면 넙죽 받아먹는 일은 없을 것이라는 다짐이다. 최근 교과부와의 단체교섭에서 이같은 뚝심은 예기치않은 성과를 내기도 했다. 교원평가제와 관련, 실효성 논란이 일고 있는 교사 공개수업 횟수를 연 4회에서 2회로 줄였고, 교장공모제 비율 또한 10% 감축하기로 합의한 것이다.

정리=박철현기자 karam@hk.co.kr

사진=원유헌기자 youhone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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