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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이웃과 싸울 때 중국만 웃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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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가 이웃과 싸울 때 중국만 웃는다"

입력
2010.07.15 08: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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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과 10여년 전만하더라도 네팔 주재 인도 대사는 네팔에서 '제2의 왕'이라 불릴 정도로 인도의 영향력은 네팔 구석구석까지 미쳤다. 하지만 이제 이곳 젊은이들 사이에서 인도의 인기는 땅에 떨어졌고, 한때 인도가 지지했던 네팔 마오주의 정당은 공개적으로 인도에 적대감을 보이고 있다. 그 사이 중국은 네팔 히말라야를 가로지르는 도로 건설, 발전소 설립 계약을 따내 남아시아와 교역 발판을 마련했다. 전통적으로 남아시아에서 맹위를 떨쳤던 인도의 현주소를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급속한 경제 성장을 하고 있는 인도가 이웃 국가들과 안정적 관계를 형성하지 못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15일 보도했다. 인도가 엄청난 인구, IT 강국 이미지, 9%에 육박하는 경제성장률 등 중국 못지않게 발전하고 있지만 이웃 국가들과 관계를 개선하지 못하면 발전에 한계가 있을 것으로 지적된 것.

인도는 지금까지 이웃 국가들보다는 동남아, 유럽 등과 더 많은 교역을 해 왔다. 남아시아 국가간 높은 관세장벽, 복잡한 통관 절차, 높은 운송비 등이 발목을 잡은 탓이다. 그 결과 인도와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네팔, 스리랑카, 부탄 등 남아시아 국가 간 무역규모는 남아시아 전체교역량의 5%에 그친 반면, 이들 국가와 아프리카의 교역은 거리상 불리한 여건 속에서도 15%에 이른다.

비슷한 문화와 언어를 공유하면서도 남아시아 경제 통합을 이루지 못하는 근저에는 정치적 갈등이 자리잡고 있다. 니루파마 라오 인도 외무차관은 "인도를 불신하는 국가들도 있어 경제적 통합이 어렵다"고 말했다. 특히 영국으로부터 독립한 이후 세 차례 전쟁을 치른 파키스탄과는 영토 갈등 외에 경제 교역도 보잘것없다.

인도가 주변국들과의 사이에 정치ㆍ경제적으로 벌어져 있는 틈을 라이벌 중국은 철저히 파고 들었다. 중국은 스리랑카에 공항, 항만 등 대형 기반시설 건설을 지원, 아프리카와 중동 등지에서의 원유 수송 거점으로 만들고 있다. 또 오랜 군사적 동맹 인 미얀마에도 최근 기반건설 투자를 확대했다. 파키스탄과는 이달 초 대테러 합동 군사훈련을 실시한데다 양국간 철도 건설도 추진중이다. FT는 "인도 정치인들은 중국의 남진을 경제 차원을 넘어 군사적 위협으로도 여긴다"고 보도했다.

문제를 인식한 만모한 싱 인도 총리는 최근 방글라데시, 스리랑카와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등 상황 타개에 적극 나서고 있다. 15일엔 인도와 파키스탄 간 외무장관 회담도 열렸다. 싱 총리는 "이웃 국가들과의 관계 정상화 노력은 우리의 의무"라고 밝혔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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