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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난소암 협진으로 완치율 높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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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난소암 협진으로 완치율 높여

입력
2010.07.14 1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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얼마 전 필자가 수술ㆍ치료해 완치가 된 난소암 환자의 남편이 편지를 했다. 아내가 말기 난소암이라는 말을 듣고 받았던 절망감과 남편으로서의 무능함에 대한 자괴감을 극복하고 희망을 가지게 됐다고 전했다.

난소암은 국내에서 매년 1,800여건이나 발생해 아홉 번째로 흔한 여성암인데, 최근 크게 늘고 있다. 불행히 대부분 증상이 없거나 모호한 복부 증상만 있는 경우가 많다. 질환 특성상 복강 내 전이가 잘돼 진단할 당시 3분의 2 이상이 3기 이상의 말기 암이다. 따라서 암의 조기 진단을 위한 효과적 방법이 절실하다. 하지만 현재 많이 시행되는 초음파검사와 혈액 내 종양표지자검사는 비싸고 효과도 검증 되지 않은 상태다.

필자가 수련의였던 1970년대만 해도 난소암이 그리 많지 않았고, 수술기법도 취약했다. 당시에는 먹는 항암제인 멜파란만 보조적으로 투여했기에 치료 성적이 아주 좋지 못했다. 그 동안 난소암 치료성적을 높이려고 종양 감축수술과 항암제에 대한 표준 치료법이 정립됐다. 1980년대에 백금이 함유된 항암제가 나왔고, 90년대에는 식물 추출물인 탁솔이라는 획기적인 항암제가 개발돼 수술 효과가 크게 좋아졌다.

하지만 앞에서 말했듯이 난소암은 3분의 2 이상이 진단 시점에서 이미 암세포가 골반을 벗어나 복강 내 전이가 된 3기나 온 몸에 전이된 4기다. 이들 말기 난소암은 재발이 여전히 흔하고 수술경과가 좋지 못하다. 난소암 3기의 5년 생존율은 23~41%, 4기는 11%에 불과해 '독한' 암에 속한다.

난소와 자궁 등 골반 내 병소 외에 다른 장기에 퍼진 암세포를 절제하려면 1차 수술 시 숙련된 부인암 전문의가 자궁과 난소 적출, 골반ㆍ대동맥 주위 임파선 절제, 대망 절제뿐만 아니라 간 비장 소장 대장 횡경막 등을 수술해야 했다. 대장외과와 간췌담도외과, 비뇨기과, 흉부외과 전문의들과의 협진도 필수적이다.

그래서 필자는 매주 영상의학과 병리과 종양내과 방사선종양학과 등과 유기적인 협진 회의를 한다. 이 회의에서 진단과 향후 추적검사, 치료계획 등의 의견을 나눈다. 또한 환자와 보호자에게도 회의 내용을 설명하고 이해를 구한다. 신경정신과와 완화의학과 등과도 협진해 암 환자가 받을 스트레스와 수술 후 흔히 생기는 임파 부종과 다양한 증상에 대해 도움을 주고 있다.

최근 끝난 월드컵에서 우리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이 크게 선전했다. 대표팀 중심에는 박지성이라는 걸출한 스타가 있었다. 하지만 모든 스포츠 경기가 그렇듯이 스타 플레이어 한 사람에게만 모든 기대를 거는 것은 무리다. 모든 선수와 코칭 스태프, 실무자 등이 유기적이고 조화롭게 움직이고, 단결해야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다.

난소암도 마찬가지다. 부인암 전문의뿐만 아니라 관련된 의료진이 다학제간 협진을 통해 환자 치료에 헌신적으로 기여해야 치료율을 높일 수 있다. 또한 이런 체계를 완벽히 구축해 난소암으로 고통 받는 환자에게 용기와 희망을 주는 것이 30여년간 부인암 환자를 대해 온 필자의 역할과 바람이기도 하다.

박종섭 서울성모병원 산부인과교수ㆍ 부인암센터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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