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인 보노짓 후세인(29)씨는 지난해 7월 귀가하는 버스 안에서 황당한 일을 겪었다. 한국인인 박모(32)씨로부터 "냄새 난다" "더럽다"는 등 모욕적인 발언을 들은 것. 박씨는 후세인씨와 함께 있던 한모(30ㆍ여)씨를 향해 "한국X냐. 외국놈이랑 사귀니 기분이 어떠냐"는 등 인종비하 발언까지 쏟아냈다. 후세인씨와 한씨는 이 사실을 곧바로 경찰에 신고했다. 하지만 이들을 더욱 당황케 한 것은 조사 과정에서의 경찰 언행. 당사자간 합의를 권유하던 경찰은 후세인씨가 이를 거부하자 "한국에는 인종차별이 없다"며 비아냥댔다. 이에 더해 후세인씨를 "여기 살기 힘든 사람"이라고 칭하는가 하면 "정확히 무얼 하는 사람이냐"는 등 불법체류자 취조하듯 반말을 일삼았다. 후세인씨와 한씨는 같은 해 8월 "경찰이 인종차별을 했다"며 국가인권위원회에 인권침해 진정을 냈다.
인권위는 이에 "국적을 불문하고 차별 없이 평등하게 대우해야 할 의무가 있음에도 해당 경찰관은 차별취급 금지의무를 소홀히 했다"며 경기 부천중부경찰서 계남지구대 소속 경찰관 3명에 대해 주의조치하고, 재발 방지 인권 교육을 실시하도록 부천중부경찰서장에 권고했다.
남상욱기자 thot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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