멕시코만 원유유출 사태를 끝낼 것이란 기대 속에 12일 유출구에 설치된 새 차단돔의 시험가동 계획이 13일(현지시간) 밤 전격적으로 연기됐다. BP는 또 14일 유정을 원천 봉쇄할 방법으로 기대된 감압유정 시추 역시 잠시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AP 통신은 7월 말과 8월 중순까지 두개의 감압유정을 뚫어 유정의 분출압력을 낮추려던 계획에도 차질이 불가피해 사고 수습이 더 늦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고 전했다.
당초 BP는 차단돔 밸브를 순차적으로 잠그며 유정에 가해지는 압력상승 수준을 체크한 후 곧바로 유출 차단에 들어갈 계획이었다. 그러나 추가 유출사고 가능성 등이 제기되면서 시험가동을 연기, "시험가동만 성공하면 유출 악몽은 거의 끝난 것이나 다름 없다"는 섣부른 낙관이 깨졌다. 시험 가동은 최소한 하루 이상 연기될 것으로 보이며 최종 성공 여부는 시험 가동 후 48시간이 지나야 알 수 있어 차단돔의 실제 가동은 주말 이후에나 가능할 전망이다.
블룸버그, AP통신 등은 13일 “BP가 과학자들에게 새 차단돔 작동 시 유발될 수 있는 안전문제에 대해 좀더 연구할 시간을 주기로 결정했다”며 “BP측 대표단이 테드 앨런 미 해안경비대사령관, 스티븐 추 에너지 장관과 만나 안전하고 보다 효과적인 가동을 위해 시험을 연기하는데 동의했다”고 보도했다.
BP와 미 당국은 당장 시험가동 연기의 정확한 이유에 대해 밝히지 않고 있지만 차단돔 완전 가동 시 유출구 압력 증가로 인한 해저지각 불안정, 추가 사고 등의 우려가 내부에서 강력히 제기됐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앨런 사령관은 연기발표 직후 “유출구 주변 지질도를 꼼꼼히 살피는 등 안전 점검을 다시 할 필요성이 대두됐으며 이에 따라 시험 연기가 안전을 위해 필요하다는 결론에 도달했다”고 블룸버그에 밝혔다. CNN도 BP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내부적으로 연기를 피할 수 없는 복잡한 문제들이 불거진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일각에선 “가장 효과적이라 믿어졌던 차단돔 마저 실패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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