클레어: “안녕 마일로!”
마일로: “안녕하세요. 클레어!”
클레어: “나 조금 긴장돼.”
마일로: “긴장이요? 믿을 수 없는데요.”
클레어: “수천 명이 우리를 지켜보고 있어.”
마일로: (고개를 살짝 숙이며 긴장한 표정을 짓는다)
공상과학 영화가 아니다. 클레어는 실존하는 사람이며 ‘마일로’는 TV 스크린 속 ‘가상인간(virtual human)’이다. 클레어가 TV 앞에 서서 마일로를 부르자 정원에서 그네를 타던 마일로가 스크린 앞으로 다가와 나눈 대화다.
가상인간과 대화하고 여행에 동행하며, 가상인간을 키우는 시대가 머지 않아 보인다. 영국 BBC 방송은 13일 “마이크로소프트가 가상 인간 마일로를 게임으로 출시할 계획”이라며 “마일로는 사람의 감정과 움직임, 음성에 반응한다”고 보도했다.
이날 영국 옥스포드에서 열린 기술ㆍ오락ㆍ디자인(TED) 컨퍼런스에서 소개된 10대 소년 마일로는 ‘킨엑트’라는 무선 콘트롤러에 설치된 센서와 카메라, 마이크 등을 통해 사람의 움직임, 음성 등을 인식해 반응한다. 게임 이용자의 억양과 의도를 해석하는 데이터베이스와 음성인식 소프트웨어를 통해 적절한 말과 행동을 선택한다는 것. 마일로는 또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기도 하는데 창피한 듯 얼굴을 붉히거나 스트레스를 받을 때는 콧구멍을 벌렁거리기도 한다.
마일로를 탄생시킨 영국 게임 디자이너 피터 몰리녹스는 “살아있는 것처럼 느낄 수 있는 게임 캐릭터를 창조하고 싶었다”며 “스크린 앞에 앉으면 놀라운 광경을 목격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마일로는 이용자에 따라 성격과 성장 과정도 변하도록 고안됐다. 몰리녹스는 “이용자가 무엇을 하느냐에 따라 마일로의 인생이 달라진다”며 “한 사람을 성장시켜가는 게임”이라고 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는 게임 출시 날짜를 못박지는 않았지만 BBC는 “마일로는 조만간 수백만명에게 팔려 나갈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대혁기자 selecte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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