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 첫 여성부시장 탄생, 3년 연속 여성 판사임용 비율 70% 등 각계에서 우먼 파워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지만 서울시에서 여성 고위직 비율은 여전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일보가 서울시의 여성 고위 공직자 현황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본청에서 관리직으로 분류하는 5급 이상 여성 공직자는 157명으로 전체의 12.6%에 불과했다. 6급 이하 실무직에서 여성비율이 27.8%를 차지하고 있는 것과 비교하면 확연히 적은 수준이다. 특히 정무직인 조은희(49) 정무부시장과 선출직인 신연희 강남구청장, 박춘희 송파구청장을 제외하고 국장급인 3급 이상 고위직은 송정희 정보화기획단장과 정경은 어린이병원장 등 두 명뿐이었다.
과장급인 4급 공직자 중에서도 여성은 손에 꼽을 정도로 적어 서울시가 여성 공직자를 우대하는데 인색한 것으로 드러났다. 서울시에 따르면 본청 소속 4급 공직자는 엄연숙 문화예술과장, 마채숙 문화산업담당관, 김선순 홍보담당관, 모현희 보건정책담당관, 정정순 건강증진담당관 등 소수에 불과했다.
역대 서울시에서 고위 간부를 지냈던 여성 공직자는 7급으로 공직에 입문한 후 1급까지 오른 신연희(62) 강남구청장과 이봉화(57) 전 보건복지가족부 차관 등 6명이 있었지만 최근에는 맥이 끊겼다. 조은희 부시장이 최근까지 1급인 여성가족정책관을 지냈지만 외부에서 영입된 경우라 단순 비교하기는 힘들다.
일선 구청은 서울시보다 사정이 나은 편이지만 여전히 갈 길은 멀다. 관리직인 6급(팀장급) 이상 여성 공직자는 25개 구청 평균 18.8%로, 서울시보다는 높았지만 남성의 4분의 1 수준에 머물렀다.
노원구(23.3%) 광진구(22%) 중구(21.4%) 등이 여성 고위 공직자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종로구(14.1%) 동대문구(14.5%) 구로(15.6%)는 여성 고위직 비율이 낮아 구청간에도 최대 10% 가까운 차이를 보였다. 25개 구청의 경우 국장급인 4급 공직자는 모두 21명 있지만 대부분 보건소장이라 실질적인 여성 고위직과는 거리가 멀다는 지적이다.
서울시는 여성의 고위직 입성은 시간이 해결해 줄 문제라고 진단했다. 시 관계자는 "하위직은 여성 비율이 매우 높아 시간이 흐르면 자연스럽게 고위직 여성 공무원이 많이 배출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철원기자 str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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