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장 하나 갖추지 못한 벽지에 다국적 안무가 네 명이 들이닥친다. 평생 한 번도 무용 공연을 본 적 없는 사람들을 위해. 무대는 논두렁과 작은 항구, 시장, 마을회관 등 이채롭다.
세계적 안무가 다비드 잠브라노가 기획한 국제 프로젝트 '텐 빌리지 프로젝트'가 16~20일 군산, 영광, 당진, 예산 등 국내 소도시 10개 마을을 찾아온다. 전세계 '문화 소외 지역민에게 공연을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겠다'는 취지로 시작된 이 프로젝트는 3월 코스타리카를 시작으로 세네갈, 한국, 네덜란드, 폴란드로 이어진다. 네덜란드 예술기금이 지원하는 사업이다.
한국 프로젝트에는 잠브라노 외에 한국 무용가 밝넝쿨, 모잠비크 출신의 두 안무가 호라치오 마쿠아쿠아, 에디발도 에르네스트가 참가한다. 이들은 유동인구가 많고 주민들이 쉽게 모일 만한 장소에서 소울 뮤직에 맞춰 4~6분 가량의 현대무용 공연을 각각 펼친다. 관객들은 총 네 편의 작품을 보는 셈이다.
국내 프로듀서 인정주씨는 "국적은 달라도 하나같이 동양적 몸짓을 가진 안무가들이라어르신들도 재미있게 볼 수 있을 것"이라며 "문화적 기회가 적은 탓인지 해당 마을들이 상당히 반기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그는 "마을 방송으로 관객을 모아주겠다거나, 잔치를 곁들이자고 제안한 곳도 있다"고 전했다.
마지막 무대는 20일 서울 역삼동 LIG아트홀에서 열린다. 이곳은 '레지던스 L'이라는 상주 예술인 지원 프로그램에 밝넝쿨씨를 선정, 지원하고 있으며 한국 프로젝트의 공동 주최로 나서기도 했다. 무료. 1544-3922
김혜경기자 thanks@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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