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참모진이 임태희(54) 대통령실장-백용호(54) 정책실장 쌍두마차 체제로 거듭났다.
이명박 대통령은 13일 백용호 국세청장을 청와대 정책실장에 내정했다. 최근 임태희 고용노동부장관을 대통령실장에 내정한 데 이어 이 같은 인사를 단행함으로써 청와대 참모진의 투톱 체제 구성이 마무리됐다.
이 대통령은 또 정무수석에 3선의 한나라당 정진석(50) 의원, 신설된 사회통합수석에 박인주(60) 평생교육진흥원장을 각각 내정했다. 대변인에는 초선 국회의원을 지낸 김희정(39) 한국인터넷진흥원장이 내정됐다.
3기 청와대 참모진은 전임 정정길 대통령실장-윤진식 정책실장 체제와는 그 성격, 활동 반경 등에서 상당히 달라진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상된다.
임-백 체제의 첫째 특징은 세대교체다. 임 내정자는 전임자인 정 실장보다 14살 젊다. 백 내정자도 전임자에 비해 10살 어리다. 활력과 역동성을 갖춘 참모를 기용해 국정 현안에 적극 대처하겠다는 의도를 가진 것으로 풀이된다.
임-백 체제의 또 다른 특징은 정무와 정책 등 실무 능력을 갖추었다는 점이다. 경제 관료 출신인 임 내정자는 한나라당 정책위의장 등 정책 요직을 두루 거친데다 3선 의원으로서 정무 감각도 뛰어나다. 경제학자 출신인 백 내정자도 공정거래위원장, 국세청장을 역임하면서 업무 수행 능력을 입증했다. 백 내정자의 이 대통령의 대선후보 시절 '경제 가정교사'역할을 하면서 'MB노믹스'에 대한 이해가 깊다. 청와대는 "백 내정자는 서민정책과 일자리 창출 분야에서 능력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새 참모진은 국회와 야당, 국민과의 소통을 강화하는 데 신경을 많이 쓸 것으로 보인다. 3선 의원으로서 정치력을 겸비한 임 내정자와 정진석 정무수석 내정자의 보폭이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정 내정자의 경우 친이계가 아닌 충남 출신의 친박 성향 중립계 의원이고, 세종시 수정안을 반대했다는 점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한나라당 친박계와 야당과의 소통을 염두에 둔 인사라고 할 수 있다. 새로운 참모진이 이 대통령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회동을 준비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것도 이런 배경에서다.
박인주 사회통합수석 내정자는 송월주 전 조계종 총무원장 등이 이 대통령에게 추천할 정도로 시민단체 원로들과 가깝다.
여권 관계자들은 "정무와 정책의 시너지 효과 및 소통 강화가 기대된다"며 "젊어진 참모진이 열린 사고로 국민과의 소통을 제대로 할지 여부가 성공의 관건"이라고 전망했다.
하지만 야권은 청와대 참모진 인사에 대해 "집안 사람들만 기용한 인사"라고 비판하고 있다. 임 내정자와 백 내정자 등이 모두 대통령 직계 인사들이기 때문이다. 민주당 노영민 대변인은 "돌려가면서 자리를 꿰차는 회전문 인사의 전형"이라며 "협소한 인재풀이 안타깝기만 하다"고 논평했다.
이 대통령은 홍보수석, 인사기획관, 미래전략기획관 등 나머지 참모진 인선 결과를 15일까지 발표할 예정이다.
이영섭기자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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