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의 7·14 전당대회에 출마한 후보들은 12일 여권 비선조직의 전횡 의혹과 관련해 물고 물리는 이전투구를 벌였다. 서로 "권력투쟁 차원에서 내부 문제를 활용하고 있다" "전당대회 경선 전략 차원에서 음해하고 있다" 등의 주장을 하면서 네거티브 폭로전을 전개했다.
전당대회를 앞두고 총리실의 민간인 불법 사찰과 비선조직의 인사 개입 의혹 파문이 터지자 후보들은 이를 소재로 사생결단식의 난투극을 벌이고 있다.
여러 후보들 간에 다양한 전선이 형성되자 "한나라당이 두 나라당, 세 나라당을 거쳐 완전히 콩가루 집안이 된 것 같다"는 비난도 나왔다. 현재 11명 후보 중 7명이 무더기로 주의 등의 시정명령을 받을 정도로 이번 대표∙최고위원 경선은 추한 대결로 변질되고 있다.
전당대회 후보들은 이날 기자회견과 TV토론회 등을 통해 경쟁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이성헌 후보와 정두언 후보는 비선조직의 전횡 의혹을 놓고 설전을 주고 받았다. 재선 의원인 두 사람의 공방에는 친박계 핵심인 이 후보와 친이계 핵심인 정 후보가 같은 호남 출신인데다가 인접 지역구 출신으로서 평소 공천 등을 둘러싸고 불편한 사이라는 점이 작용했다는 분석이 있다.
또 이 후보가 친이계의 싸움에 끼어든 것은 친이계 표를 분산시키려는 것이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두 사람의 싸움이 가열되는 가운데 초선인 김성식 후보는 정 후보와 이 후보를 싸잡아 비난했다.
'권력 투쟁'을 둘러싼 설전은 정두언 후보와 김대식 후보 사이에도 벌어졌다. 선진국민연대 출신인 김 후보는 정 후보와 대립관계에 있는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과 가까운 사이다. 친이계인 정 후보와 김 후보가 대립하는 이유는 지지 지역이 호남으로 겹치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양강 주자로 꼽히는 안상수, 홍준표 후보도 안 후보의 병역 미필 문제를 놓고 신경전을 벌였다.
진흙탕 싸움이 가열되자 당 지도부는 후보들에게 입조심과 자제를 당부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이날 비상대책위 회의에서 "야당의 정권 흔들기에 악용 당하지 않도록 후보들은 언급을 삼가 달라"며 "치명적 상처가 되는 상호비방을 하지 말고, 오해를 불러올 수 있는 정치적 공격도 자제해 달라"고 촉구했다.
고성호기자 sung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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