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간다 수도 캄팔라에서 11일 밤(현지시간) 소말리아 무장단체의 소행인 두 건의 자살폭탄 테러가 잇달아 발생, 미국인 한 명을 포함해 최소 74명이 사망했다. AP통신은 폭탄 공격이 캄팔라 동부지역의 럭비클럽과 남부지역의 에티오피아 식당에서 발생했으며, 희생자들은 대부분 대형TV로 네덜란드와 스페인의 월드컵 결승전을 시청 중이었다고 12일 보도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월드컵 주최국 남아공에서 테러가 발생하지 않아 평화롭게 대회가 마감된다고 여겼으나, 마지막 날 이웃 나라에서 심각한 폭력사태가 터졌다"고 전했다.
캄팔라 경찰서장은 먼저 럭비클럽에서 월드컵 관중을 겨냥한 폭탄이 터진 후 곧바로 식당에 공격이 이어졌다며 "알 카에다와 연계된 소말리아의 이슬람무장단체 알샤바브가 테러의 배후에 있다"고 말했다. AP는 "사지가 잘려나가고 머리가 분리된 시신으로 보아 자살폭탄 테러가 분명하다"고 보도했다.
알샤바브의 측은 이날 테러는 자신들의 소행이라고 인정하고 "우간다 정부는 우리의 적인 만큼 그들의 슬픔은 우리의 기쁨이다"고 AP통신에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미국인이 숨진 이번 테러에 대해 "비겁하고 개탄스러운 공격에 의한 희생에 비통함을 느낀다"고 말했다고 토미 비에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 대변인이 말했다.
한편 모세스 웨탄굴라 케냐 외무장관은 "최근 아프가니스탄과 파키스탄 무장단체들이 대거 소말리아로 건너오고 있다"며 테러집단이 소말리아를 거점화하면서 우간다 등 타 아프리카국들이 희생 리스트에 오를 수 있음을 AP에 시사했다.
양홍주기자 yangh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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