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 멕시코만 석유유출 사태로 고전하고 있는 영국 석유회사 BP가 11일 조만간 유출구멍 차단에 흡족한 성과를 도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천문학적으로 늘어나는 사고처리 비용 부담 때문에 자산 매각설부터 통째 인수설까지 나오는 상황에서 실낱 같은 희망이다.
켄트 웰스 BP 부사장은 이날 “(하루 6만배럴 상당의 원유를 뿜어내고 있는) 유정에 설치한 기존 덮개를 제거하고 새 회수장치를 설치하는 작업이 순조롭게 진행되고 있다”고 말했다. 새 장치와 더불어 이날부터 작동을 시작한 초대형 원유흡수선 ‘헬릭스 프로듀서’를 동원하면 2,3주 내에 하루 6만~8만배럴의 원유를 수거할 수 있게 된다. 지금까지 유출원유 하루 회수량은 1만5,000배럴에 불과했다.
웰스 부사장은 “4~7일 정도 경과를 지켜봐야 하나, 진전이 만족스럽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이번에 새로 설치하는 덮개 역시 임시방편이다. 4월 20일 시추선 화재로 원유가 유출되기 시작한 이후 두 달이 더 흘렀지만 멕시코만 오염은 여전히 악화일로다. BP는 8월 중순까지 두 개의 감압유정을 뚫어 문제의 해저유정을 시멘트로 막는 것만이 근본적인 해결 방안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BP가 사고 보상자금 등을 마련하려 자산 매각을 고려 중이라는 소문이 번지고 있다. 영국 선데이타임스는 11일 미 석유회사 엑손모빌이 주가가 폭락한 BP를 1,000억파운드(약 180조원)에 사들일 것을 적극 고려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BP가 알래스카 유전 지분 등 120억달러(약 14조4,300억원) 규모의 자산을 놓고 미 석유회사 아파치와 물밑협상을 진행 중이라는 설부터, 콜롬비아, 베네수엘라, 베트남의 유전과 천연가스전 매각설까지 나오고 있으나 BP 측은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채지은기자 cj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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