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점쟁이 문어'의 선택은 스페인이었다.
2010 남아공 월드컵 최고의 스타로 떠오른 독일의 '점쟁이 문어' 파울이 스페인의 첫 월드컵 우승을 예언했다. 9일(한국시간) 독일 오버하우젠 해양생물박물관에서 진행된 예측에서 파울은 스페인과 네덜란드 국기가 각각 그려진 2개의 유리상자가 수족관에 들어가자마자 곧바로 스페인 상자 쪽으로 다가가 상자 안의 홍합을 삼켰다.
파울은 월드컵에서 독일 대표팀의 조별리그와 잉글랜드와의 16강, 아르헨티나와의 8강까지 모든 경기 승패를 정확히 맞히는 신통력을 발휘, 유명세를 탔다. 독일이 스페인과 준결승에서 패할 것이라는 문어의 점괘가 들어맞자 성난 독일팬들이 주요 온라인 게시판과 언론사 웹사이트 등에 '미친 문어가 다 맞혀버렸다', '기름에 튀겨라', '구워 먹자' 등의 댓글을 쏟아내기도 했다. 이에 예언의 '수혜국'인 스페인은 총리까지 나서 문어의 신변 보호를 요청할 정도로 문어는 세계 축구팬들의 관심을 집중시켰다. 이날 문어의 예측 장면은 독일과 스페인, 네덜란드 등에 생중계됐다.
그러나 파울의 월드컵 예언은 이번이 마지막이 될 전망. 문어의 수명은 최대 3년으로 2살 반인 파울은 사람으로 치면 할아버지이기 때문에 4년 뒤인 2014년 브라질 월드컵까지 살아남기 어렵다.
앞서 파울은 독일과 우루과이의 3∙4위전에서 독일이 승리할 것으로 예고했다. 처음에는 우루과이 상자 위에 몇 분간 앉아있다가 막판에 독일 상자 안으로 발을 뻗어 홍합을 꺼내먹는 바람에 독일 팬들을 잔뜩 긴장시켰다.
김종석기자 lefty@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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