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녹슨' 전차군단의 이미지를 벗고 거침 없이 진군하던 독일. 변함 없는 기량으로 절정의 골 결정력을 선보인 공격수 미로슬라프 클로제(32ㆍ바이에른 뮌헨)가 있기에 가능했다. 스페인과의 4강전(0-1) 패배로 결승 진출이 좌절됐지만, 클로제에게 이번 대회는 더욱 의미가 남다를 수밖에 없다. 월드컵 통산 최다골(15골) 기록을 경신하고 세계 축구사의 한 페이지를 장식하고 싶은 꿈이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뜻밖의 부상 소식이 전해졌다. 허리가 좋지 않아 11일 오전 3시30분(한국시간) 포트엘리자베스 넬슨만델라베이 스타디움에서 열릴 우루과이와의 3ㆍ4위전에 불참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9일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한지 플리크 독일 대표팀 코치는 "클로제가 허리를 다쳐 월드컵 3ㆍ4위전에 나서지 못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클로제는 우루과이전 출전 의사를 피력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독일 대표팀의 요아힘 뢰프 감독은 선수보호 차원에서 그의 출전 여부를 고심 중이다.
클로제는 월드컵에서만 14골을 기록 중이다. 2002년 한일 월드컵 5골, 2006년 독일 대회에서도 5골을 터트려 득점왕에 올랐다. 그 해 독일 올해의 축구 선수상을 수상했다. 그러나 마지막 월드컵이 될 가능성이 높은 남아공 대회에서는 대표팀 선발부터 우여곡절을 겪었다. 지난 시즌 분데스리가에서 3골(25경기)에 그쳐 '계륵' 신세로 전락한 그에게 독일 언론들은 대표팀 제외를 줄기차게 요구했다. 그러나 뢰프 감독은 "내 넘버1 스트라이커는 클로제"라며 신뢰를 보냈다. 클로제는 보란 듯이 리그에서의 부진을 털고 이번 대회 4골을 터트리며 감독의 믿음에 보답했고, 독일을 4강에 올려 놓았다.
독일의 게르트 뮐러(14골)와는 동률이고, 최다골 기록을 가진 브라질의 호나우두(15골)에는 한 골 차. 이번 대회 독일의 마지막 경기인 우루과이전에서 2골을 더 뽑는다면 월드컵 역사를 새로 쓰는 위업을 달성할 수 있는 것이다. 현재 정확한 부상 정도가 알려지지 않는 가운데 클로제가 부상 투혼을 발휘해 세계 축구사에 자신의 이름을 새길 수 있을지 전 세계가 주목하고 있다.
김종한기자 tellm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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