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어의 한글 표기 문제는 언제나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끌고, 모두가 전문가 이상의 열정을 보이고 있다. 그간 각 일간지나 개별적인 발표가 보여주는 사례들은 'ㅂ, ㅂ, ㅸ, , ᄙ, ㅍ, ㅅ'등의 새로운 자모를 만들어 'f, v, z, r, l, th'등의 외국어 발음에 대응하자는 내용이며, 이를 실제 사용한다면 아마도 아래와 같은 형태가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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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필자는 인명 지명 주소 및 간단한 외국어 단어에 한정하여 사용하는 경우를 전제로 하여, 지금의 맞춤법을 바꾸거나 글자를 따로 만들지 않고도 중국어를 포함한 외국어표기에 충분히 대응하고, 보급 비용도 크게 들지 않는 다음과 같은 방법을 제안한다.
먼저 'F, V, L'의 표기는 'ㅍ, ㅂ, ㄹ'로 대응하고 해당글자(음절) 위에 부호를 찍어 구분하며(자모 위에 부호를 찍는 것이 아님), 초성에만 적용하여 기존의 외국어 표기법과 큰 상충이 없도록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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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중국어의 경우 'F, L'발음은 영어와 같이 표기하며, 'Zh, Ch, Sh'의 권설음은 'ㅈ, ㅊ, ㅅ'에 대응시키고 해당음절에 부호를 찍어 표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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참고로 영어의 Thank you는 탱큐, MacArthur는 매카터로 표기할 수 있다. 반면에 'This, Months, Worthy' 등의 'th'발음은 영어를 오래 배운 사람도 정확한 발음이 어려우며, 'Z'의 발음도 일부 외국어에만 사용되고 'F, V, L'처럼 광범위하게 쓰이지 않는다. 둘 모두 당장 별도표기법을 만들지 않아도 된다고 본다. 굳이 만든다면 위의 'F, V, L' 발음표기에서와 같이 부호를 찍어 표기할 수 있다.
넓게 보자면, 한국어와 일본어에는 'F, V, L(초성 L발음)' 발음이 없지만 러시아, 중국, 구미와 남미 등 광범위한 지역에서는 이 발음들이 사용된다. 한국에서 비행기가 뜨는 순간부터 'F, V, L' 발음과 마주하게 되는 것이 현실이다. 이들 발음의 한글 표기는 반드시 필요하며, 또 중국어의 사용인구를 감안하여 우선적으로 'F, V, L' 발음 및 중국어 권설음 발음에 주된 비중을 두어야 한다고 본다. 표준중국어의 경우에는 이 방법만으로 거의 완전하게 표현된다고 생각한다.
한글은 지구상의 어떤 글보다 다양한 발음에 유연한 최고의 글자라고 유네스코에서도 극찬했지만, 본인이 제시하는 방법으로 한 단계 높은 확장성을 가져서 오늘의 국제화시대에 최고의 자리를 계속 지키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다.
곽경 아키덤건축사사무소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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