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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말 없는 靑 두 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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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말 없는 靑 두 비서관

입력
2010.07.09 1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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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리실 산하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불법사찰 파문이 언론에 보도된 지 1주일이 넘도록, 청와대 비서관의 은행장∙공기업 최고경영자(CEO) 회동 파문이 회자된 지 사흘이 지나도록 지속되는 기이한 현상이 하나 있다.

두 파문의 중심에 있으면서 여러 의혹을 받고 있는 청와대 이영호 고용노사비서관과 정인철 기획관리비서관이 전혀 자신의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의혹이 사실이 아니라면 아니라고 해명하고, 조금이라도 사실이라면 "잘못했다"고 해야 하는데 그런 움직임이 전혀 없다.

기자는 9일에도 두 비서관의 휴대폰 번호를 눌렀지만 통화할 수 없었다. 이들의 사무실에 메모를 남겼지만 회신 역시 없었다.

대신 청와대 관계자들은 정 비서관에 대해 "청와대 자체의 고강도 조사가 진행 중"이라고 말했다. 또 이 비서관에 대해서는 "불법사찰을 한 이인규 전 공직윤리지원관으로부터 비선 보고를 받지 않았다고 주장해 별 수 없이 검찰 수사를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박영준 국무차장, 이인규 전 지원관 등 의혹을 받고 있는 다른 공직자들은 조금씩이나마 자신의 입장을 밝혔지만 두 비서관은 대외적으로 말 한마디 하지 않고 있다. 특히 CEO 회동을 주도했다는 정 비서관이 침묵하는 것은 더욱 심각하다. 정 비서관이 회동을 통해 인사 개입 등 부당한 압력을 행사했는지 여부가 사건의 핵심이기 때문에 그의 설명 없이는 실체에 접근할 수 없다.

모든 국민은 유죄 판결이 나기 전까지 무죄추정 원칙에 따라 합당하게 대우받아야 마땅하다. 하지만 공직자들은 자신의 부적절한 처신을 둘러싼 논란에 대해서는 사실 여부를 밝혀야 한다. 침묵하고 숨는다고 피할 수 있는 게 아니다. 언론 접촉이 차단된 청와대에 근무한다는 이유만으로 국민적 의혹과 궁금증을 키우는 상황은 분명 문제다.

이영섭 정치부 차장 youngle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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