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아공월드컵 최고의 장외스타로 떠오르고 있는 '점쟁이 문어'가 화제다.
독일 서부 오버하우젠 해양생물박물관 수족관에 있는 '파울'이라는 이름의 문어는 8일(한국시간) 열린 독일과 스페인의 4강전 승패 결과를 정확히 예측했다. 이로써 파울은 조별리그에서 독일이 호주와 가나에 승리하고, 세르비아에는 패할 것임을 족집게처럼 맞춘 데 이어 16강 잉글랜드, 8강 아르헨티나, 4강 스페인전까지 독일의 승패 결과를 모두 맞췄다.
'점쟁이 문어'의 예언은 경기 전날 두 나라 국기가 그려진 유리상자에 홍합을 넣고 파울이 어느 쪽 홍합을 먹느냐에 따라 승패가 결정되는 방식으로 정해진다. 4강전을 앞두고 파울은 스페인 상자 쪽의 뚜껑을 열고 홍합을 먹어 치웠다. 파울의 예리한 예언은 이번 남아공월드컵에서만 이뤄진 게 아니다. 유로 2008에서도 파울은 독일의 경기 결과를 두 경기를 제외하고 모두 맞췄다. 박물관 관계자는 "파울은 유로 2008에서 모두 독일의 승리를 예측했다. 하지만 독일이 2패를 당해 6경기 중 4경기를 맞췄다"고 밝혔다.
독일 오버하우젠의 자랑이 된 문어는 영국 태생이다. 영국 웨이머스의 '시라이프 파크'에서 태어난 파울은 2006년 독일로 옮겨졌다. 파울은 기억력이 뛰어난 생물체임이 증명됐다. 시라이프 파크의 피오나 스미스 실장은 "파울과 같은 문어는 매우 영리하다. 우리는 파울의 영리함이 개와 같다고 여기고 있다. 그는 문제를 푸는 것을 좋아한다"고 설명했다. 만약 이번 월드컵에서 파울의 예언을 믿고 베팅을 했다면 베팅 금액의 131배에 달하는 돈을 벌었을 거라는 조사가 나오기도 했다.
파울은 협박에도 아랑곳하지 않는 '강심장'인 것으로 알려졌다. 팀의 패배에 분노한 아르헨티나와 독일의 축구팬들은 "문어를 튀겨 먹자. 후추를 뿌려서 해산물 샐러드 재료로 사용하자"며 격한 반응을 보여 박물관 관계자들을 긴장시켰다. 하지만 정작 파울은 이러한 위협에도 요지부동이다. 박물관 관계자는 "파울을 먹기 원하는 많은 사람들이 이곳을 찾는다. 하지만 파울은 사람들 앞에 나타나는 걸 수줍어하지 않는다. 또한 우리들도 파울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김두용기자 enjoysp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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