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이 라마로 대표되는 티베트 불교는 한국 불교의 흐름에선 비껴서 있지만 인도, 중국 불교와 함께 불교사의 빼놓을 수 없는 큰 갈래다. 하지만 티베트 불교에 대한 국내의 연구는 걸음마 수준인데, 그 초석이 될 수 있는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발행)이 최초로 출간됐다.
사전을 펴낸 이는 팔리어로 기록된 초기 불교 연구와 경전 번역에 매진해온 전재성(57ㆍ사진) 한국빠알리성전협회 대표. 그가 티베트어 사전 편찬에 착수한 것도 티베트 불교가 초기 불교 이해와 뗄 수 없는 관계이기 때문. 서울대를 졸업하고 독일 유학을 갔다가 팔리어 초기경전을 접한 그는 지난 20여년 간 초기 불교 경전 30여 권을 우리말로 번역하는 작업을 해왔다.
그는 "인도 불교가 8세기부터 몰락하기 시작했는데 11~13세기에는 많은 스님들이 경전을 들고 티베트로 넘어갔다"며 "티베트 대장경에는 인도나 중국에는 남아있지 않은 초기 불교 경전들이 많이 보존돼 있다"고 강조했다. 또 티베트 불교 용어는 불교 용어의 원형적 의미를 밝히는 데도 큰 도움을 줄 수 있어 불경의 폭넓은 이해를 위해서는 티베트 불교 연구가 필수적이라는 것이다.
은 현대 라싸어를 표준으로 채택해 총 3만7,000여 개의 티베트 어휘를 수록했다. 티베트어가 큰 변화를 겪지 않아 고전 티베트어 해석도 가능하다고 한다. 티베트어의 발음기호와 사성 표기체계를 정리했고, 티베트 여행에서도 쓸 수 있게 간단한 회화도 수록했다.
전 대표는 "이전에 국내에서 티베트어 사전을 만들겠다는 시도는 몇 차례 있었지만 그 음성체계가 복잡해서 아무도 마무리를 하지 못한 것으로 안다"며 "달라이 라마의 책이 한국에 여러 권 번역됐지만 영문판을 한국어로 옮기는 과정에서 잘못된 표기가 사용되기도 했다"고 지적했다. 예를 들어 티베트 수도 라싸의 포탈라 궁의 경우 '뽀딸라'라고 표기하는 것이 티베트 원음에 가깝다는 것이다.
송용창기자 hermeet@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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