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고용노동부 장관이 이명박 대통령의 3기 청와대 참모진을 이끌 대통령실장에 내정됐다. 그의 발탁은 청와대 진용 개편 필요성이 거론되면서, 특히 이명박 대통령이 '세대교체'를 강조한 후 일찌감치 대통령실장 0순위 후보로 꼽혀온 인물이라는 점에서 특별히 흠잡기 어렵다.
그는 2007년 대통령 선거 당시 후보 비서실장과 당선자 비서실장을 지냈다. 정통 경제관료 출신의 3선 의원으로 정책에도 밝다. 여당 내에서는 합리적 보수, 중도 실용주의자로 통한다. 정서적으로나 정책적으로 이 대통령과의 교감 폭이 넓을 만하다. 더욱 눈에 띄는 것은 권력 주변의 일부 '친위세력'이 보이는 행태와 달리 대통령과의 교감을 부각하거나 여당 내 계파 갈등에서 한 쪽으로 치우치지 않았다는 점이다. 이런 점에서는 그의 발탁 자체가 물의가 끊이지 않는 청와대 관계자들의 부실한 주변관리에 대한 경고의 의미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는 대통령실장으로서는 아주 젊다. 이제 54세로, 민주화 이후 역대 대통령실장 가운데 참여정부 시절의 이병완(51세) 실장에 이어 두 번째로 젊다. 이 대통령의 '세대교체' 의욕이 희망사항에 그치지 않을 것임을 예고한다. 이어질 청와대 후속 인사는 물론 내각 개편에서도 세대가 중요한 잣대가 될 것임을 일깨운다. 이런 분위기가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미칠 영향에도 눈길이 끌린다.
그의 발탁으로 시작된 청와대 개편의 출발이 괜찮은 만큼 비슷한 원칙을 잣대로 삼아 후속 인사도 조속하고 원만하게 매듭되길 기대한다. 앞서 청와대는 국정기획 수석을 없애고, 사회통합 수석을 신설하는 등 직제 개편을 통해 '통합과 소통, 친(親) 서민' 정책을 강조했다. 제도의 중요성을 무시할 수 없지만, 최종적으로 정책을 수행하는 것은 어디까지나 사람의 일이다. 역대 청와대가 빚은 물의는 역할과 기능 분할의 미비 때문이 아니라 제도의 울타리를 뛰어넘는 '실세'의 무분별한 언행 때문이었다.
다음달 25일이면 집권 후반기로 접어드는 문턱에서 진용 개편을 하는 만큼 말썽의 소지가 있는 인물이라면 더욱 과감히 털어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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