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성공단에서 북한 근로자들이 탄 통근버스 두 대가 충돌해 50명이 죽거나 다친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7일 통일부와 경기 파주경찰서 등에 따르면 2일 오후 7시30분께 개성공단 내 교차로에서 북한 근로자들을 태운 통근버스 한 대가 빗길에 미끄러지며 다른 통근버스를 들이받았다. 이 사고로 북한 근로자 10명이 숨지고, 40여명이 중경상을 입어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그동안 개성공단에서 30여차례 교통사고가 발생했지만 북한 근로자가 사망한 것은 처음이고 피해 규모가 이렇게 컸었던 적도 없었다.
두 대의 사고 차량은 각각 전면 오른쪽과 왼쪽이 심하게 파손된 것으로 전해졌다. 이에 따라 교차로에서 차량 한 대는 직진을, 한 대는 우회전을 하고 있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차량 두 대 가운데 한 대는 남측 개성공단관리위원회, 나머지 한 대는 남한 입주 기업 소유다.
이날 비가 많이 내리고 안개가 짙게 끼어 운전사가 시야를 확보하지 못한 것이 사고 원인인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또 북한 운전자들은 유류 절감을 위해 헤드라이트를 켜지 않고 운전하는 경우가 많다.
사고를 당한 북한 근로자들은 퇴근하거나 야근을 위해 출근하던 중이었으며, 통근버스는 북한 근로자들만 이용하기 때문에 남한 근로자들은 사고를 피했다.
통일부 관계자는 "개성공단에서 북한 운전사가 운전한 차량들끼리 충돌했고 피해자들도 북한 근로자라 남한이 관여할 사안은 아니다"고 밝혔다.
파주=김창훈기자 chkim@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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