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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개통 40주년/ 물류 길 뚫리자 경제 고속질주…도로 인접도시들 급성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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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부고속도로 개통 40주년/ 물류 길 뚫리자 경제 고속질주…도로 인접도시들 급성장

입력
2010.07.06 13: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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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경제·사회·문화적 효과

1970년 7월7일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양재동과 부산직할시 동래구를 잇는 총연장 427.9㎞의 경부고속도로가 착공 2년 5개월만에 완공됐다.

이때까지 부산은 서울에서 한번에 차를 타고 갈 데가 아니었다. 국도로 서울에서 부산까지 가는데 최소 15시간이 걸렸다. 그러던 것이, 고속도로 건설 이후 5시간 30분으로 단축됐다. 그제서야 서울과 부산이 1일 생활권으로 들어오게 된 것이다.

경제적 효과

경부고속도로 건설의 가장 큰 직접적 효과는 국가 경제의 동맥인 물류 분야에서 나타났다. 당시는 1차 경제개발 5개년 계획(62~66년) 덕분에 경제 규모가 빠른 속도로 확대됐으나 교통 인프라가 빈약해 만성적 물류난을 겪고 있던 때다. 경부선 철도도 매년 10% 이상의 물동량 증가세를 보이며 수송 한계치에 접근해 있었다. 경부고속도로 완공으로 물류에 숨통이 트이자, 한국 경제는 70~79년 10년간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연평균 10.1%를 기록하며 날개를 달게 됐다.

재화와 서비스 시장의 범위가 기존에 비해 폭넓게 확대되었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는 직접 효과다. 물건을 팔 수 있는 지역이 넓어지면서 생산ㆍ유통량이 증가하고, 이것이 국내총생산 증가로 이어진 것이다. 허우긍 서울대 지리학과 교수는 "김해의 농산물이 대전이나 서울로 유통되는 등 도소매업의 판매권이 전국 규모로 넓어지는 계기가 됐고, 교육ㆍ의료 등 서비스 분야의 영향권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기준으로 국가예산의 20%와 연인원 829만명이 투입된 초대형 국책 공사였던 만큼 고용 유발 효과도 컸다.

파급 효과

경부고속도로의 덕을 보지 않은 산업을 찾기 힘들겠지만, 그 중에서도 특히 자동차 산업과 건설업은 가장 수혜를 입은 분야로 꼽힌다. 자동차 수요가 늘면서 현대차 등 국내 완성차 업체가 세계적 수준으로 발돋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됐고, 고속도로 시공을 맡으며 기술을 축적한 건설사들은 해외 인프라 건설 시장에 진출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생활 반경이 넓어지면서 일반인들의 일상 생활도 큰 변화를 겪게 됐다. 허 교수는 "느린 삶의 패턴이 바쁘고 빠른 일상으로 바뀌었을 뿐 아니라 지역간 교류가 잦아지면서 생활 양식이나 유행이 닮아가는 등 문화적 동질성이 강화되는 효과를 낳았다"고 분석했다.

경부고속도로 건설은 도시화를 촉진시켜 지역 발전 분야에서도 분수령이 됐다. 특히 고속도로와 인접 도시들의 성장세가 눈부셨다. 대전의 인구는 40만명(70년)에서 148만명(2010년)으로 증가했고, 인구 15만명의 중소 도시이던 울산은 113만명의 광역시로 성장했다. 수원(16만→110만), 용인(9만→86만), 천안(7만→56만), 구미(2만→39만) 등 경부축이 지나는 거의 모든 도시가 급속한 성장을 이뤘다.

그러나 국가 자원이 경부축 인근에만 편중 투자되는 결과를 가져와 호남과 강원, 경북 북부, 경남 서부 지방 등 경부고속도로와 멀리 떨어진 지역이 상대적으로 개발에서 소외되는 부작용도 낳았다.

이영창기자 anti092@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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