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하게 웃는 얼굴로 나갔는데 싸늘한 시신이 되어 돌아올 줄이야…."
3일 인천대교 인근 버스 추락사고로 사망한 13명의 희생자 중 처음으로 공영석(49)씨의 장례식이 사고 발생 사흘 만인 6일 오전 9시30분 부산 대동병원에서 거행됐다.
이날 영결식은 미망인과 두 아들을 포함한 유족 등 3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엄숙하고 숙연한 분위기 속에서 조졸하게 치러졌다.
갑작스런 사고로 충격을 받은 고인의 부인과 자녀들은 "잘 다녀 오겠다며 집을 나가더니 이렇게 허무하게 가실 줄 몰랐다"며 망연자실한 채 연신 흐느껴 보는 이들을 안타깝게 했다.
고인은 30여분 간의 발인식 후 운구차로 옮겨져 생전 집이었던 동래구 온천동 부근을 한바퀴 돈 뒤 부산 영락공원으로 옮겨졌다. 이곳에서 화장 절차를 밟은 고인의 유해는 기장군 정관면의 부산추모공원 내 봉안당에 안치됐다.
공씨는 이번 사고가 난 대구 C고속버스 소속 시내버스 기사로, 고속버스 운전을 하기 전 코스답사를 위해 운전석 옆 보조석에 타고 있다가 변을 당했다.
한편 이 사고를 수사중인 인천 중부경찰서는 이날 오전 10시30분 가드레일 부실 시공 여부를 가리기 위한 현장 검증을 실시했다.
경찰은 국토해양부, 도로교통안전공사의 전문가들과 함께 해당 도로의 가드레일이 적정한 등급의 것인지, 두께와 강도가 설계 도면대로 설치됐는지를 조사했다.
한국도로공사에 따르면 가드레일은 견딜 수 있는 충격의 크기에 따라 모두 7등급으로 나뉘는데, 사고 현장에는 3등급 가드레일이 설치돼 있다. 3등급은 시속 80㎞로 달리는 8톤 차량이 15도 각도로 충돌했을 때 버틸 수 있는 강도여서, 당시 시속 100㎞로 달리는 15톤 중량의 사고 버스의 추락은 막을 수 없다. 가드레일 시공사 관계자들은 3등급 가드레일을 규정대로 설치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시공사 관계자와 시설관리업체 등을 상대로 가드레일 부실 시공 여부와 CC작동 문제점 등 시설물에 대해 수사를 벌이고 있다"면서 "혐의가 드러나면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로 입건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찰은 또 사고 현장 도로에 서 있던 고장난 마티즈 운전자 김모(45ㆍ여)씨가 톨게이트를 통과해서 10여m 지점에서 멈춘 뒤 인천대교 직원과 나눈 대화 내용을 재확인하기 위해 이날 양측을 불러 대질 조사하기로 했다. 경찰은 사고버스 운전자 정모(53)씨가 의식을 회복함에 따라 소환해 안전거리 확보 및 속도 위반 등에 대해 조사를 벌일 방침이다. 경찰은 정씨를 도로교통법 위반 혐의 등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예정이다.
한편 사고 당시 충격으로 뇌수술을 받고 인하대 중환자실에서 치료를 받던 정흥수(48ㆍ포스코 건설 대리)씨가 이날 오전 8시20분께 숨졌다. 이로써 사고 사망자는 13명으로 늘어났다.
유가족들로 구성된 사고대책위원회는 인하대병원 장례식장에 합동분향소를 설치하고, 사망자의 영정과 위패를 안치했다.
부산=강성명기자 smkang@hk.co.kr
인천=송원영기자 wyso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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