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야구에서 무승부는 패배로 기록된다. 12회 말까지 열심히 때리고 던져 아무리 점수를 많이 뽑아도 동점이면 승률계산에서 제외된다. 이처럼 억울한 경우가 또 있을까. 지난 시즌부터 12회로 제한된 연장접전, 피 말리는 승부 끝에 과연 누가 웃고 누가 울었을까.
SK 3번, 롯데는 11번
페넌트레이스 1위 독주 채비를 갖춘 SK는 올 시즌 세 차례 연장전에서도 모두 승리했다. 지난 5월12일 부산 SK전에서 9회까지 1-1로 롯데와 승부를 가리지 못한 SK는 연장 12회초 2사 후에 터진 정근우의 결승타에 힘입어 2-1로 이겼다. 이어 6월6일 잠실 LG전에서도 12회 접전 끝에 3-2로 승리했고, 6월30일 광주 SK전에서는 5-5로 맞서다가 11회에만 5점을 쓸어 담아 10-5로 이겼다. 연장전이 8개 구단 가운데 가장 적은 3번 밖에 없다는 것은 그만큼 마운드가 강하다는 점을 입증한다. 또 12회에 끝을 보거나 연장전에서 대량 득점에 성공했다는 건 SK 특유의 끈기와 집중력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다.
반면 롯데는 가장 많은 11번의 연장전을 치러 5승2무4패를 기록 중이다. 롯데는 경기 중반까지 화끈한 타격을 앞세워 앞서나가다가도, 허약한 불펜 탓에 동점 내지 역전을 허용하는 경우가 허다하다. 당연히 연장전이 많을 수밖에 없다. 14연패로 추락한 KIA는 연장전에서도 2승6패에 그치고 있고, 2위 두산은 1무2패로 연장전에서는 유독 약했다.
연장 진기록 무엇이 있나
지난 4월9일에는 하루에 3경기 연장전 진기록이 나왔다. 그 중에서 연장 12회 끝에 한화가 롯데를 15-14로 꺾은 부산 경기에서는 두 팀 합쳐 1경기 최다안타(51개), 한 팀 최다안타 타이(한화 27개), 롯데 가르시아의 1경기 최다안타(7안타) 등 무수한 기록이 쏟아졌다.
13-13으로 승부를 가리지 못했던 지난 시즌 5월21일 광주 KIA-LG전은 역대 최장시간인 5시간58분이 걸렸다. ‘끝장승부’가 도입된 2008년에는 사상 첫 연장 18회까지 이어졌다. 9월3일 잠실 두산-한화전에서 두산이 1-0으로 이겼다.
성환희기자 hhsu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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