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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재무약정 시한 하루 앞 '실적 발표 역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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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 재무약정 시한 하루 앞 '실적 발표 역공'

입력
2010.07.05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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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룹이 7일로 예정된 채권단의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3차 시한을 앞두고 선공에 나선다. 1,400억원대의 영업이익이 예상되는 현대상선의 2분기 실적 발표일을 6일로 잡은 것. 대출금 상환 및 주채권은행 변경, 재무구조 재평가, 현대건설 인수전 참여 등 기존 입장에서 한발도 물러설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5일 재계에 따르면 현대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현대상선은 2분기 실적 발표일을 6일로 결정했다. 2008년과 지난해에는 8월14일이었지만 이번엔 한달 이상을 앞당겼다. 현대그룹이 채권단과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여부를 놓고 힘겨루기를 하는 터라 재계에서는 현대그룹의 선제적 대응으로 보는 시각이 많다.

실제로 현대상선 관계자는 "그룹 차원에서 전략적으로 실적 발표일을 결정한 것으로 봐도 된다"고 말했다. 채권단이 지난달 30일 재무구조평가위원회를 열어 현대그룹측에 7일까지 재무구조개선약정을 체결할 것을 다시 요구키로 한 점을 감안, 2분기 실적 발표일을 하루 전날로 결정했다는 얘기다.

현대그룹은 현대상선의 실적에 강한 자신감을 보이고 있다. 현대그룹 관계자는 "현대상선의 2분기 실적 발표 이후엔 채권단의 요구가 무리였음이 확인될 것"이라고 말했다. 증권가에서는 현대상선의 2분기 영업이익을 1,400억~1,500억원으로 예상하고 있고, 금용비용까지 계산한 당기순이익도 이번엔 흑자를 기록할 것으로 보고 있다.

6일 이뤄질 현대상선의 2분기 실적 발표는 사실상 채권단의 재무구조개선약정 체결 요구에 대한 현대그룹의 명시적인 거부 의사 표시로 해석할 수 있다. 현대그룹이 그간 채권단의 재무평가에 강하게 반발해온 가장 큰 이유가 해운업에 대한 특수성과 비재무적 평가항목인 실적 개선 전망을 무시했다는 것이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현대그룹과 채권단의 신경전은 7일을 고비로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현대그룹은 주채권은행을 변경한 뒤 재무구조를 다시 평가받겠다는 방침을 재차 천명할 것이고, 채권단은 신규대출 중단과 만기대출 연장 거부, 기존여신 회수 등의 카드를 만지작거릴 수 있다.

이렇게 되면 조만간 본궤도에 오를 현대건설 인수전도 복잡하게 전개될 수밖에 없다. 채권단이 현대그룹의 참가 자격을 두고 문제를 제기할 수 있다는 점에서다. 현대차그룹 및 현대중공업, KCC그룹 등 정씨 일가와 현대그룹 사이의 신경전까지 가세할 경우 현대건설 인수전이 당분간 공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양정대기자 torch@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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