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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러를 넘은 나달의 힘은 구질 배짱 체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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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더러를 넘은 나달의 힘은 구질 배짱 체력

입력
2010.07.05 09: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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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파엘 나달(24ㆍ스페인ㆍ랭킹1위)이 올 시즌 프랑스 오픈과 윔블던 챔피언을 동시에 석권함에 따라 ‘테니스 황제’ 로저 페더러(29ㆍ스위스ㆍ3위)를 대신해 남자프로테니스(ATP)의 진정한 왕좌를 굳히고 있다는 분석이 제기되고 있다. 실제 나달의 올 시즌 성적은 47승(5패)이지만 페더러는 31승(9패)에 그치고 있다. 5일 발표된 ATP랭킹포인트에서도 나달의 점수는 10,745점이다. 2위 노박 조코비치(23ㆍ세르비아)의 6,905점과 페더러의 6,885점보다 4,000여점 가까이 앞서있다. 랭킹 포인트는 메이저대회 우승 땐 2,000점, ATP 마스터스대회에서 우승할 경우 1,000점, 을 부여한다.

배짱 두둑한 위기관리능력

키 185cm로 비교적 평범한 나달이 테니스계를 지배할 수 있는 가장 큰 동력으로 탁월한 위기관리능력을 들 수 있다. 나달은 5일(한국시간) 토마스 베르디흐(25ㆍ체코ㆍ13위)와의 윔블던 결승에서도 자신의 서브게임을 단 한차례 빼앗기지 않는 무실세트로 3-0완승을 거뒀다. 나달은 그러나 2세트에서 첫 10분 동안 5차례의 에러를 저질러, 상대에게 세 차례 브레이크 포인트를 허용했다. 자칫 한번의 실수로 게임을 넘겨줄 수 있는 순간에 나달은 허를 찌르는 강력한 포핸드 공격을 꽂아 넣으면서 위기를 벗어났다. 그만큼 배짱이 두둑하다는 방증이다.

초강력 탑스핀에 강철체력 ‘펄펄’

초강력 탑스핀도 나달의 전매특허다. 나달은 서브가 비교적 약한 편이지만 탑스핀을 먹여 상대를 괴롭힌다. 야구로 비유하면 구질이 까다로운 공을 던진다는 이야기다. 상대가 받아 넘겨도 번번이 코트에 걸리기 일쑤다. 여기에 왼손잡이라는 점도 큰 장점이다. 왼손 플레이어는 오른손 잡이를 상대할 땐 수비범위가 훨씬 넓어진다. 또 5세트, 4~5시간 동안 쉴새 없이 뛰어다니는 강철체력도 상대의 기를 꺾는 무기다. 나달은 코트에 들어 설 때부터 걸어 나오는 법이 없다. 펄쩍펄쩍 뛰어다니며 체력을 과시한다.

베르디흐는 이날 키 196cm의 장신에서 우러나오는 총알서브를 앞세워 경기를 풀어나가려고 했으나 나달은 코트 밖으로 멀찍이 떨어져서 서브를 받아넘겼다. 상대의 전략을 미리 읽었다는 뜻이다. 베르디흐는 서브에이스 13개를 성공시켰으나 승패에 전혀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에 반해 페더러와 조코비치는 각각 8강과 4강에서 베르디흐의 총알서브를 피해가지 못했다. 나달은 또 천적을 허용하지 않는다. 메이저타이틀만 16개를 차지한 페더러가 유일하게 한 수 접는 선수가 나달이다. 상대전적에서 나달이 더블스코어로(14승7패) 앞서기 때문이다. 특히 결승에서만 17번 만나, 나달이 12번 우승컵을 챙겼을 정도다. 물론 나달에게도 약점이 있다. 선천적으로 오른쪽 무릎이 약하다는 것이다. 지난해 윔블던을 불참한 것도 바로 무릎부상 때문이었다. 1997년 US오픈 준우승자 그렉 루세드스키(영국)는 “사람들은 지난해 나달의 약한 무릎을 이유로 한 물 갔다고 했지만 그는 오뚝이처럼 재기했다”며 “나달의 전성기는 오래 계속될 것”이라고 BBC에 말했다.

커리어 그랜드슬램 달성 관심

한편 비외른 보리(스웨덴)에 이어 30년 만에 두 차례나 같은 해 프랑스오픈과 윔블던을 정복한 나달이 과연 US오픈을 정복해, 커리어 그랜드슬램(생애 통산 4대 메이저대회를 우승하는 것)을 따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나달은 프랑스오픈 5회, 윔블던 2회, 호주오픈 1회 등 통산 8차례 메이저 타이틀을 안았다. 페더러는 나달과 같은 24세때 6개의 메이저 왕관을 차지했을 뿐이다.

최형철기자 hcchoi@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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