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당내 당권경쟁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비주류 진영이 4일 '반 정세균' 기치를 내걸어 '민주희망 쇄신연대'를 발족한 것은 사실상 내전의 시작을 알리는 신호탄이라는 분석이 많다. 정세균 대표를 비롯한 주류측과 중립진영 인사들은 7ㆍ28 재보선 이전에는 당권경쟁을 삼가자는 입장이지만, 비주류 진영의 쇄신운동이 본격화하면 민주당은 '당권경쟁의 태풍' 속으로 휘말려 들어갈 수밖에 없다.
민주당 원내외 비주류 인사들은 이날 오후 광진구 어린이대공원에서 5,000여명의 당원이 참석한 가운데 쇄신연대 출범식을 열었다. 쇄신연대에는 정동영 천정배 추미애 의원, 박주선 최고위원, 정대철 정균환 전 의원 등 중진급 10명이 상임고문단에, 전ㆍ현직 의원과 지역위원장 41명이 집행위원단에 각각 이름을 올렸다.
이날 출범식은 현 지도부와 각을 세우고 있는 비주류 진영이 전면적인 당의 쇄신운동을 결의하는 자리였다. 사회를 맡은 안민석 의원은 이날 "우리는 어리버리한 대표가 아니라 강단있는 대표를 원한다"는 자극적인 발언으로 정 대표를 비판했다. 쇄신연대는 상임고문단과 집행위원단, 대변인 등 사실상의 지도부 체제를 갖춰 전당대회를 앞두고 '한 지붕 두 가족'으로 비화할 조짐이다.
쇄신연대의 출범으로 민주당 당권경쟁은 1차적으로 '주류 대 비주류'의 대결구도를 띠게 됐다. 물론 비주류 진영에서 정동영 천정배 박주선 의원 가운데 누가 대표 선수로 나가느냐의 문제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현재로선 "선명한 진보 노선으로 가야 한다"는 소신을 거듭 밝히고 있는 정동영 의원의 출마 쪽에 무게가 더 실리는 분위기이다. 정 의원은 이날 연설에서 "대한민국 정치 10년의 희망이 걸린 8월 전대를 쇄신과 변화로 뒤집어 놓자"고 역설했다.
하지만 김근태계를 중심으로 한 비주류 진영인 '민주연대'는 쇄신연대가 중심이 된 당권투쟁 움직임에 대해 부정적 입장이다. 비주류 내부에서도 세력 균열 조짐이 나타나고 있는 셈이다.
반면 주류 측에선 손학규 전 대표의 출마라는 메가톤급 변수가 남아 있다. 재보선 결과에 따라선 주류 쪽에 좀 더 가까이 가 있는 중립지대 인사들이 등을 돌릴 수도 있다. 때문에 "손 전 대표가 서두를 이유가 없으며 재보선 결과를 지켜보고 거취를 결정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김영화기자 yaaho@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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