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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속도조절·선별 추진하자/ 工期 맞추려 쌓아만 놓은 모래산…"큰 비 올라" 하늘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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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대강 속도조절·선별 추진하자/ 工期 맞추려 쌓아만 놓은 모래산…"큰 비 올라" 하늘만…

입력
2010.07.04 17: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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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맛비가 오락가락하는 4일 오전 경북 칠곡군 석적읍 남율리 4대강살리기사업 낙동강 25공구 S기업 현장. 경부고속도로 남구미IC와 칠곡휴게소 중간의 현장사무실은 산더미처럼 쌓인 준설토 때문에 아예 보이지도 않았다. 최근 잦은 비로 준설토가 촉촉히 젖어있지만 바람이 불자 모래 때문에 눈 뜨기조차 어려웠다.

경부고속국도와 불과 50m 떨어진 이곳에는 120만㎥의 준설토가 쌓였다. 아래쪽 일부에는 비산먼지 방지용 그물막이 설치돼 있지만 위쪽의 모래는 고속도로에까지 날아들고 있었다. 준설토 위쪽은 방치돼 있기 때문이다.

김대한(50ㆍ여행사 대표)씨는 "이곳 고속도로를 운전할 때면 모래바람에 시야가 흐려져 혹시 사고라도 날까 봐 바짝 긴장한다"며 "돌풍이 불어 모래가 많이 날리면 차량이 손상될 우려도 있다"고 말했다.

이곳이 안전의 사각지대가 되고 있는 것은 업체가 뒤늦게 저가 수주에 뛰어든 탓이 크다. S기업은 지난 봄 설계 금액의 58%인 700억원에 1,000만㎥ 준설을 계약, 후발 주자로 공사에 따냈다. 본격 장마 이전에 인근 공사 현장과 공기를 맞추려고 쌓기 쉬운 고속도로에 바짝 붙여 적치하는 바람에 민원이 끊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속도전을 펼치느라 준설토 적치장 사용허가도 제대로 받지 않았다. 칠곡군 관계자는 "10만㎡의 준설토 적치장이 무허가인 것은 사실이며, 공기가 촉박한 점을 고려해 선 집행 후 조치를 하고 있다"고 해명했다.

장마철을 맞아 4대강살리기사업 준설 작업에 대한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건설사들은 하루 24시간 꼬박 전쟁을 방불케 할 정도로 강바닥을 준설했지만 미처 외부로 실어 나르지 못한 모래더미와 임시 제방 등이 부지기수다. 이게 폭우에 쓸려 가면 안전 사고 위험은 물론, 그간의 공사도 수포로 돌아간다.

대규모 준설 경험이 없는 건설사들은 벌집처럼 강바닥을 파헤쳐 놓고서도 "장마 대비책이 있다"고 주장하지만 폭우와 홍수 등이 어떤 영향을 미칠지에 대해서는 하늘만 쳐다보고 있을 뿐이다.

구미시 옥성면 H건설의 낙동강 31공구도 불안하기는 마찬가지다. 4대강의 준설공사 현장 대부분은 장마 때문에 가물막이를 철거하고 일시적으로 준설도 중단하는 분위기지만 이곳은 정반대다.

H건설은 지난달 말 준설로 낮아진 강바닥의 물을 퍼내기 위해 초대형 양수기를 여러 대 설치했다. 공기를 맞추기 위해서는 공사를 멈출 수가 없기 때문이다. 게다가 준설 트럭 이동을 위해 강바닥에 만든 임시 도로도 철거하지 않은 상태다. 갑자기 폭우가 내릴 경우 제때 철수하지 못하면 도로 유실은 물론, 장비 침수에 따른 기름 유출도 우려되고 있다. 또 강바닥 곳곳에는 버드나무 뿌리와 각종 폐목이 산더미처럼 방치돼 물이 불어날 경우 강이 오염될 것은 뻔하다. 공사 현장 관계자도 폭우 대책에 대해서는 입을 열지 못했다.

금강의 경우 금강보 예정지에서 3㎞ 정도 떨어진 충남 공주시 검상동 둔치에 준설토를 쌓아 두고 있어 홍수 피해 우려가 높다는 지적이다. 물만 불으면 바로 침수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직접 안전에는 관련이 없지만 준설한 것보다 과장해 당국에 보고한 사실도 드러나고 있다. 4대강사업 현장 관계자들은 장마가 지나면 새로 강바닥에 쌓일 토사 때문에 공사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 있다. 그래서 하류 쪽 공구의 준설을 맡은 건설사는 상류 공구와 경계 수역 준설은 손도 대지 않았다. 상류에서 토사가 흘러내릴 것에 대비한 것이다. 또 준설한 곳도 장마 이후 작업 효율성을 고려, 계획상 파내야 할 깊이보다 1m 이상 남겨 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한 건설사 현장소장은 "공기 압박에 시달리는 시공사들이 장마 직전까지의 준설을 덜 해 놓고 이를 보고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고 말했다.

4대강 유역에 나대지로 변한 리모델링 대상 농지도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 폭우가 내릴 경우 이 농지가 물을 담아 두는 저류지 역할을 하지 못하고 한꺼번에 큰 물을 인근으로 쏟아낼 경우 토사 유실은 물론, 홍수 피해도 예상되기 때문이다.

4대강 공사 현장의 한 관계자는 "4대강사업 공기를 맞추기 위해 현장마다 밤낮없이 공사에 매달리고 있는데 폭우에 따른 홍수가 갑자기 닥치면 한 순간에 물거품이 될 것 같아 밤잠을 설치고 있다"며 "장마 이후에는 하늘 쳐다보는 것이 습관이 됐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국토해양부는 지난달 30일 기준으로 준설토 처리 물량이 낙동강은 589만㎥가 남았고 한강 영산강은 반출을 완료했다고 밝혔다.

김용태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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