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계가 없고, 자유롭고, 참여적인 인터넷 시민사회운동은 이 시대의 가장 중요한 정치적 행동으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2일 오후 서울대 사회발전연구소와 한국정치연구소가 개최한 집담회'한국의 사회운동지형과 인터넷 액티비즘'에서 연사로 나선 이진순 미 올드도미니언대 교수는 이날 강연에서 "인터넷 액티비즘 시대의 사회운동은 각자가 하나의 깃발 아래서 조직의 한 부분으로 참여하는 것이 아니라 각자가 자신만의 촛불을 쥐고 정치에 참여하는 것"이라 말했다.
이 교수는 "한국에서 1990년대 후반부터 온라인 사회운동이라고도 일컫는 인터넷 액티비즘(internet activism)이 활발해지면서 개인들이 사회운동의 주역으로 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풍자ㆍ패러디물 등을 예로 들며 "누군가 기름 유출 사고를 일으킨 대기업 로고를 변형시켜 기름에 젖은 물고기를 표현하고 이 내용이 메일, 블로그 등을 통해 빠르게 퍼지는 것도 하나의 운동"이라며 "이런 운동은 특별한 리더가 없고 돈이나 시간이 들지 않는, 유희이자 투쟁"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또 "시민들은 소수 권위자의 아이디어보다 평범한 개인의 아이디어를 더 신뢰하기도 하고, 구심체 없이도 스스로 뭉쳐 힘을 발휘한다"고 덧붙였다.
정치권에 대한 쓴 소리도 했다. 이 교수는 "자료 분석 결과 2002년 대선 때는 인터넷 액티비즘이 큰 영향을 미친 반면 2007년 선거에는 그렇지 못한 것은 네티즌들이 양당 후보 모두에 대해 비판적, 냉소적으로 달라졌기 때문인 것으로 나타났다"며 "이는 한국 정당들이 네티즌의 힘을 이용하려고만 했지 스스로 변화하지 못한 데 대한 시민들의 불만이 누적된 탓"이라고 꼬집었다.
1985년 김민석(민주당 최고위원) 당시 서울대 총학생회장과 함께 총여학생회장으로 활동했던 그는 현재 미 올드도미니언대에서 시민저널리즘과 뉴미디어, 국제커뮤니케이션 등을 가르치고 있다.
김혜영기자 shin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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