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 사천이란 도시에 3명이 잠입, 선인(善人)을 찾아 헤맨다. 착하기로 소문난 순덕이를 발견한 그들은 순덕에게 큰 돈을 주는데, 그 소식을 듣고 몰려오는 온갖 사람들의 패악에 순덕의 속은 터지고 만다. 브레히트의 '사천의 선인'을 한국화해 2007년부터 선보인 판소리극 '2010 사천가'는 극장 안으로 들어온 판소리의 현재를 보여준다.
창작 판소리 그룹인 '판소리만들기 자'의 대표 남인우씨가 꾸준히 다듬어오고 있는 이 무대에는 젊은 여성 가객 3명의 개성이 어우러진다. '예솔이'로 잘 알려진 이자람(32)씨가 그리는 순덕은 능청스럽기까지 하다. 가늘고 섬세한 고음이 인상적인 이승희(29)씨의 순덕이 여성스럽다면, 김소진(23)씨의 순덕은 중저음 목청으로 묘한 매력을 풍긴다. 이들이 번갈아 펼치는 사설에서는 외모지상주의, 학력지상주의, 종교의 위선 등 현재 한국을 지배하는 신화의 허구성이 드러난다.
극단 북새통의 대표이기도 한 남씨는 '가믄장 아기' 등 판소리를 현대화하는 일련의 작업을 계속하고 있다. 장구, 아프리카 민속 드럼 젬베, 베이스 등 이번에 선aje@hk.co.kr보일 다양한 음악 장치는 그 결과의 일부다. 흑과 백을 기조로 한 도시적 이미지의 배경 등 현대적 무대 장치도 음악과 조응한다. 이번 공연에는 오는 9월 워싱턴 한미페스티벌, 내년 3월 프랑스 국립민중극장 무대 등 이후 갖게 될 해외 공연의 성공을 가늠하는 의미도 있다. 7월 3~11일, 예술의전당 자유소극장. 1544-1455
장병욱기자 aj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