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정무 감독의 대표팀 재계약 포기로 차기 사령탑 인선과 관련한 대한축구협회(이하 협회)의 행보에 관심이 쏠리게 됐다.
시간이 많지 않다. 2007년 7월 핌 베어벡 감독이 아시안컵에서의 부진 이후 자진 사퇴할 당시와는 상황이 다르다. 8월 11일 A매치를 시작으로 10월 한일전, 내년 1월 카타르 아시안컵 본선 등의 일정이 꼬리를 물고 차기 사령탑을 기다리고 있다.
선택의 폭이 넓을 수 없다. 이 때문에 외국인 지도자 보다는 국내 지도자가 임명될 가능성이 높다. 아무런 사전 작업 없이 1개월 만에 명망 있는 외국인 지도자를 섭외하고 계약을 맺는다는 것은 쉽지 않다. 축구계 분위기도 외국인 지도자보다는 국내 지도자 쪽으로 흐르고 있다. 허 감독도 개인 견해임을 전제로 했지만 국내 지도자가 후임 사령탑이 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유력한 후보로 평가된 홍명보 올림픽 대표팀 감독은 광저우 아시안게임, 2012년 런던 올림픽 예선을 앞둔 상황에서 A대표팀 지휘봉까지 맡는다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 K리그 현직 감독을 임명하기에도 부담이 따른다. 협회는 지난 2007년 부산과 계약한지 얼마 안된 박성화 감독을 올림픽 대표팀 감독으로 선임해 여론의 호된 비판을 받은 바 있다. ‘야인’ 중에는 마땅한 인물이 없다.
정해성 코치가 허 감독을 승계하는 것이 현재로서는 유력한 대안으로 보인다. 대표팀 선수들을 속속 들이 파악하고 있고 대표팀 코치(1998 ~2002년, 2007~2010년)와 K리그 감독(제주ㆍ2006~2007년)으로 현장 경험이 풍부한 것이 장점으로 꼽힌다.
협회는 앞선 두 차례 월드컵에서도 수석 코치를 감독으로 승격시킨 전례가 있다. 2002년 한일 월드컵 직후 열린 부산 아시안게임에서 박항서 감독이 팀을 이끌었고, 2006년 독일 월드컵 종료 후에는 딕 아드보카트 감독이 떠난 자리를 핌 베어벡 감독이 메웠다.
사령탑 인선이 원활하지 못할 경우 대행 체제로 8월 11일 A매치를 치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정민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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