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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자, 떠나자 고래 만나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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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자, 떠나자 고래 만나러!'

입력
2010.07.01 12: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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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래를 사랑하는 시인들의 모임'이 있습니다. 천연기념물 제126호인 울산 귀신고래 회유 해면을 중심으로 동해안 일대의 시인들이 참여하는 문학모임입니다. 고래를 사랑하고 노래하는 시인들의 모임으로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적으로도 유일무이할 것입니다.

2005년 울산에서 국제포경위원회(IWC) 57차 연례회의가 열렸을 때의 일입니다. 한국을 대표하는 50명의 시인들로부터 고래시를 받아 영역을 해서 한영시집을 만든 적이 있습니다. 영역에 공을 들인 시집이었는데 히트상품이 되어버렸습니다. 한국의 시인들이 이토록 고래를 사랑하는 줄 몰랐다는 IWC 참석자와 NGO의 찬사가 쏟아졌습니다.

그때 누군가가 말해주었습니다. 한국 시인들의 고래에 대한 애정은 허먼 멜빌의 로맨스 만큼 인간의 관심이 필요한 고래들에게 중요한 의미를 가진다고. 그 격려에 힘입어 '고래를 사랑하는 시인들의 모임'이 만들어졌습니다. 이 모임의 주도로 '고래의 날'을 만들었으며 지난해부터는 '대한민국 고래문학제'란 문학행사를 가지고 있습니다.

올 고래문학제가 오는 일요일에 울산 장생포고래문화특구에서 열립니다. 100여 명의 문학인들이 고래바다여행선을 타고 고래바다 위에서 선상 문학제를 가집니다. 문학제 슬로건이 '자, 떠나자 고래 만나러!'입니다. 고래와 문학의 만남으로 만들어질 새로운 바다가 기다려집니다.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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