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여름엔 우주비행사도 되고, 해병대 지원도 하고….'
어린이들이 손꼽아 기다리는 여름방학이 코앞으로 다가왔다. 하지만 부모들에게는 걱정이 앞선다. 방학기간 자녀들을 마냥 놀도록 내버려 둘 수도 없지만, 그렇다고 선뜻 구체적 계획이 서지도 않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자녀들이 또래와 함께 어울리며 새로운 경험을 하고, 평소 부족했던 과목도 보충할 수 있도록 다양한 프로그램이 마련된 여름캠프를 활용하는 것도 한 방법이다.
최근엔 입학사정관제 도입에 맞춘 자기주도 학습을 주제로 한 캠프를 비롯해 전문 교육기관은 물론 대학과 기업까지 나서 다양한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있어 눈 여겨 볼 만 하다. 좋은 캠프 인증기관 캠프나라의 도움을 받아 국내외 캠프와 선택법 등을 알아본다.
초등 고학년은 논술, 영어 등 학습관련 캠프가 대세
방학캠프에 참가하는 학생들의 성별을 보면 남녀가 6대4정도다. 여전히 남학생들이 많지만 여학생 비율이 꾸준히 늘고 있다. 남학생들은 천문항공과학 분야와 병영체험, 레포츠, 극기체험 등 활동적인 분야를 찾는다. 여학생들의 참여율은 자연과학과 역사, 문화 분야 캠프에서 높다. 영어캠프는 남녀학생 모두에게 인기다. 리더십과 인성분야는 고학년을 중심으로 호응을 얻고 있다.
연령대별로도 적합한 과정을 골라야 한다. 발달 단계에 따라 이해하고 즐길 수 있는 내용과 범위가 다르기 때문이다. 미취학 아동과 초등 1~2학년 아동들은 형제, 자매와 같이 보내는 게 좋고, 해외로 보낼 땐 반드시 보호자가 동행해야 한다.
프로그램은 또래들과 재미있고 신나게 뛰어 놀 수 있는 게 적합하다. 동물원 등 자연생태체험이나, 박물관처럼 역사와 문화가 접목돼 한 곳에서 다양한 체험을 할 수 있는 캠프들을 추천한다.
초등 3~4학년 학생들은 관심분야를 직접 선택하고 비교할 수 있다. 이 시기 학생들은 직접 만들어 보고 몸으로 체험하며, 기자재를 통해 실험하는 것을 즐긴다. 이런 점을 고려해 과학과 경제, 예절캠프 등에 보내면 된다.
직접 로켓을 만들어 발사해보거나 DNA를 분석해보는 천문ㆍ항공과 자연과학캠프, 용돈 잘 쓰기와 저축하기 등 경제적 마인드를 키울 수 있는 경제캠프도 있다. 이들은 짧게는 하루, 길게는 2박3일의 숙박캠프까지 마련됐다. 자녀가 영어에 관심이 있다면 3주 가량 단기 해외 영어캠프도 고려해볼 수 있다.
초등 5~6학년은 국내외 영어캠프와 논술, 집중력, 자신감, 리더십 등 직접 학습과 관련된 주제의 캠프에 주로 참여한다. 최근에는 대인관계나 단체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돕는 리더십캠프가 인기다. 중학교 진학을 앞두고 마음을 다잡기 위한 병영캠프나 극기캠프도 눈길을 끈다.
성격이 소극적인 자녀들은 처음에는 중간 정도의 적극성을 요구하는 과학이나 인성캠프에 보내는 게 좋다. 주의, 집중력이 떨어져 산만하거나 지나치게 활동적인 성격의 자녀들에겐 예절이나 집중력캠프도 권할 만하다.
해외캠프 선택은 신중해야
여름캠프는 크게 국내와 해외캠프로 나눌 수 있다. 국내캠프는 과정이 다양하고, 가격도 20만원 대부터 100만원 이하로 이용할 수 있다. 해외캠프는 대부분 영어 집중 코스로 미국과 캐나다 등 북미 지역과 필리핀 등으로 나뉜다. 필리핀 코스는 400만원 대, 캐나다는 500만원 대, 미국은 500만~700만원 대다.
먼저 국내캠프를 보내려고 마음 먹었다면 캠프를 주최하는 단체의 신뢰성과 전문성을 체크해야 한다. 단체 홈페이지를 방문해 정보를 얻는 것은 기본이고, 교사 당 학생수와 응급 시 대책, 참가비 환불, 보험 가입 여부 등도 미리 검토하는 게 좋다.
해외캠프 선택 시 가장 기본적인 사항은 해당 업체가 직접 운영하는 캠프에 보내야 한다는 점이다. 4,000여 곳의 해외캠프 업체 중 80%는 참가자만 모집해 주관 운영업체로부터 수수료만 받는 중개업자들이기 때문이다. 주관 운영업체와 중개업자를 가리는 방법은 보험 가입 서류를 확인하는 것이다. 중개업자는 업체 명의로 보험 가입을 할 필요가 없다.
해외캠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교육과 숙식시설이므로 허가와 인가 사항을 점검하고, 상시 운영업체를 선택해야 한다.
7월초가 신청 성수기
해외 영어캠프는 휴가철 항공권 등의 문제로 보통 6월 말에, 국내캠프도 7월 초에 마감하는 경우가 많지만 올해는 사정이 다르다. 월드컵 16강 진출로 캠프 신청이 저조해 예년 예약률의 절반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 때문에 올해는 7월초부터 국내외 캠프를 신청해도 이용하기에 무난하다.
가격할인도 가능하니 눈 여겨 볼 필요가 있다. 국내캠프 업체들은 단체에 따라 5~10% 할인해주기도 하고, 항공권을 확보해 둔 해외캠프 업체들은 기간에 따라 20~30% 저렴하게 판매한다.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 환불규정·비자발급·보험여부…캠프 가입 전 꼼꼼히 체크하세요
캠프에 참가 신청을 한 뒤 사정이 생겨 취소하거나 참가 도중 포기해야 할 때 소비자들이 가장 어려움을 겪는 문제가 환불이다. 특히 해외캠프는 출국 이후 아이들이 적응을 잘 못하거나 아픈 경우가 종종 생긴다.
공정거래위원회의 소비자환불규정에 따르면 캠프단체의 귀책사유로 계약을 해지하고 출발 10일 전 취소 통보를 하면 여행경비의 5%를 소비자에게 배상하도록 돼 있다. 반대로 참가자 사정으로 계약을 해지하고 출발 10일 전까지 취소 통보를 하면 참가비의 5%를 공제한 뒤 환불 받도록 돼있다.
일부 캠프단체는 이 규정을 지키지 않기 위해 참가자와 별도 계약을 맺는다. 예를 들어 평균 참가비가 약 400만원인 해외캠프의 경우 항공권 명목으로 100만∼200만원의 계약금을 미리 받으면서 행사가 취소 또는 변경돼도 환불하지 않는다는 조항을 넣는 식이다. 문화체육관광부 산하 캠프단체협의회 캠프나라의 김병진 사무국장은 "이런 별도 계약도 법적으로 인정받기 때문에 환불규정은 사실상 유명무실하다"며 대책 마련의 필요성을 환기했다.
해외 학습캠프는 비자도 꼼꼼히 확인해야 한다. 일부 업체가 참가비를 20만∼30만원 낮추기 위해 학생비자가 아닌 관광비자를 사용하기도 하는데, 현지에서 발각되면 출국조치를 당할 수 있다. 참가자가 다치거나 병에 걸릴 경우를 대비해 캠프단체나 업체가 보험에 가입했는지를 확인하는 것도 피해를 줄일 수 있는 한 방법이다.
김 국장은 "여행사업은 한국관광협회에, 교육사업은 교육청이나 구청에 등록해야 하는데, 캠프는 일반서비스업으로 분류돼 둘 다 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관리감독이 엄격히 이뤄지지 않아 생기는 피해가 소비자들에게 돌아갈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에 캠프나라는 방학캠프나 현장체험학습과 관련된 '피해 불만 신고센터'를 운영하고 있다. 피해나 불만 사례가 접수되면 센터는 해당 업체에 해결을 권고하거나 소비자에게 소송절차와 정보를 안내해준다. 홈페이지 www.camp.or.kr, 02)716-0136
임소형기자 precare@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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