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정권 재창출과 한나라당의 미래를 위해 박근혜를 지키겠습니다."
며칠 전 한나라당 친박계 이성헌 의원이 7ㆍ14 전당대회 출마를 선언하면서 모토로 내세운 말이다. 이날 이 의원은 박 전 대표와 찍은 사진이 들어간 병풍을 배경으로 출마 선언을 하면서 모두 열네 번 박 전 대표의 이름을 언급했다.
이 의원 외에도 한나라당 전당대회에 나서는 친박계 의원들의 출마 선언이 잇따르고 있다. 30일까지 출마 선언을 한 친박계 의원만 5명이다. 하지만 이들 중 일부는 지나치게 박 전 대표를 강조해 본인의 전당대회 출마 선언인지 박 전 대표의 지지 선언인지 헷갈릴 정도라는 얘기가 들린다.
같은 날 한선교 의원의 출마 선언에서도 박 전 대표의 이름은 어김없이 등장했다. 한 의원은 박 전 대표가 2006년 발표한 '대국민 약속 실천백서'를 거론하면서 전대 출마를 선언했다. 29일 출마를 선언한 서병수 의원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최근 박 전 대표가 나에게'서 의원이 친박 대표 주자로 전대에 나가주고 역할을 해달라'고 분명히 말했다"며 박심(朴心)이 자신에게 있음을 부각시키려 했다.
물론 이 후보들의 마음을 헤아리지 못하는 것은 아니다. 당내 비주류인 친박계 후보들의 입장에서는 한 표라도 더 얻기 위해 박 전 대표를 브랜드로 내세우고 싶을 것이다. 그렇지만 이번 전당대회는 집권여당의 새 지도부를 뽑는 선거다. 더구나 지방선거 패배 이후 한나라당에선 당 쇄신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이번 전당대회에 나서는 후보들은 특정 계파의 보스를 대리하는 모습을 보이기 보다는 비전과 정책을 내세우면서 승부를 걸어야만 진정성을 인정 받을 수 있다. 당 대표나 최고위원이 되려는 후보라면 진지하면서도 용기 있는 목소리로 자신의 소신을 밝히면서 표를 달라고 해야 할 것이다.
김성환 정치부 기자 bluebird@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