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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당뇨병과 허리둘레의 진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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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스 프리즘] 당뇨병과 허리둘레의 진실

입력
2010.06.30 1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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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룩한 뱃살을 남성의 인덕이나 자존심으로 여긴 때가 있었다. 하지만 요즘은 허리둘레와 자존심은 반비례한다. 허리둘레를 줄여야 할 가장 큰 이유는 건강 때문이다. 허리둘레가 늘면 당뇨병도 따라서 증가하기 때문이다. 당뇨병 발병률은 가벼운 비만에서는 2배, 중등도 비만에서는 5배, 심각한 비만에서는 10배로 허리가 두꺼워질수록 당뇨병에 걸릴 위험이 커진다.

뱃살 중 특히 내장지방이 많으면 불필요한 지방이 간 세포 사이에서 인슐린 작용을 방해한다. 다시 말해,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게 된다. 인슐린 저항성이 높아지면 핏속에 혈당이 많아지면서 당뇨병에 걸리게 된다. 또한, 인슐린은 혈당을 에너지로 바꾸는 역할을 해 우리가 힘을 쓸 수 있도록 하는데, 인슐린 저항성이 커지면 간이 핏속 당분을 중성지방으로 바꿔 내장지방으로 쌓이게 된다. 이렇듯 '내장지방 증가à 인슐린 저항성 고조à 중성지방 증가à 내장지방 증가'라는 '악순환의 고리'가 생겨 복부비만이 더 심해지고 인슐린 저항성도 커지게 된다. 이런 이유로 '당뇨병을 치료하려면 체중조절이 필수'라는 말이 생겼다.

그런데, 인슐린을 몸에 투여하는 당뇨병 환자가 체중을 조절하기란 결코 쉽지 않다.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인슐린을 투여해야 하는 시기가 오는데 대표적인 치료 부작용이 체중 증가다. 인슐린 치료를 시작하면 환자는 몸무게가 늘어난다. 이는 인슐린이 지방 형성을 촉진하고 분해를 억제하기 때문이다. 또한, 혈당 조절이 잘 되면 방심해져 식사요법을 소홀히 하게 돼 몸무게가 늘기도 한다.

이런 문제점을 개선하려고, 최근 인크레틴 호르몬을 늘리는 새로운 치료법이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인크레틴은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는 호르몬인데, 몸 속 혈당의 높고 낮음에 따라 인슐린이 적절히 분비되도록 조율한다. 즉, 인슐린이 필요할 때만 공급될 수 있도록 도와줘, 몸에 남지 않도록 해준다. 이에 따라 몸에 남은 인슐린으로 인해 몸무게가 늘거나 혈당이 크게 떨어질 염려가 줄었다. 특히, 위장 운동을 떨어뜨리고 식욕중추에 작용해 포만감을 늘리므로 체중 감소효과도 있어 주목 받고 있다.

당뇨병의 새로운 치료법 등장에서 보듯이 당뇨병 환자가 비만을 개선하는 것은 중요한 과제다. 비만이 당뇨병을, 당뇨병 치료가 비만을 부르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으려면 하루 빨리 비만을 탈출해야 한다.

하지만, 당뇨병을 치료하기 위해 체중감량이 시급한 비만인 환자조차 새로운 치료법을 택하는데 머뭇거리고 있다. 치료비가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비만인구가 늘면서 비만과 당뇨병을 동시에 치료해야 할 사람도 덩달아 늘어나는데 비만인 당뇨병 환자가 비용 때문에 빠르고 효과적인 치료법을 쓰지 못하는 것을 볼 때 아쉽다. 체중감량이 시급한 당뇨병 환자에게만큼은 이런 새로운 치료법을 편히 선택할 수 있도록 보험당국의 지원이 절실하다.

김성래 부천성모병원 내분비내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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