읽는 재미의 발견

새로워진 한국일보로그인/회원가입

  • 관심과 취향에 맞게 내맘대로 메인 뉴스 설정
  • 구독한 콘텐츠는 마이페이지에서 한번에 모아보기
  • 속보, 단독은 물론 관심기사와 활동내역까지 알림
자세히보기
[남아공의 행복, 브라질을 향해] <2> 차기 감독 인선
알림
알림
  • 알림이 없습니다

[남아공의 행복, 브라질을 향해] <2> 차기 감독 인선

입력
2010.06.29 17:34
0 0

2010 남아공 월드컵에서 16강 진출의 성과를 낸 한국 축구는 2014 브라질 월드컵을 겨냥한다. 내달 10일 열리는 대한축구협회(KFA)의 기술위원회에서 브라질 월드컵의 첫 단추를 꿰게 된다. KFA는 이날 대표팀 사령탑 후임 인선 논의를 시작할 계획이다.

사상 첫 원정 월드컵 16강을 달성한 허 감독이 유임될 수도 있고 새로운 사령탑이 선임될 수도 있다. 누가 되든, 4년간 차분하게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는 인물을 선정하고 흔들림 없도록 힘을 실어주는 것이 중요하다.

한국은 1954년 스위스 월드컵을 시작으로 2010 남아공 월드컵까지 총 8차례 본선에 나섰다. 그러나 단 한 명의 사령탑도 4년간의 준비기간을 거쳐 월드컵 본선 무대를 밟아본 적이 없다. 특히 1986년 멕시코 대회를 시작으로 월드컵이 끝난 후 사령탑에 선임된 이들 가운데 단 한 사람도 차기 대회 본선에서 대표팀을 지휘하지 못했다.

허 감독은 남아공에서 한국인 지도자의 자존심을 세웠다는 평을 듣고 있다. 누구도 해내지 못했던 원정대회 첫 승과 16강 진출의 업적을 이뤄냈다. 유연한 리더십과 신예를 과감히 발탁한 뚝심의 용병술이 높은 평가를 받는다. 그러나 허 감독의 성공 배경에는 '롱런'도 자리하고 있다. 허 감독은 2007년 12월부터 2년 7개월간 대표팀을 지휘하고 있다. 역대 한국 축구 사령탑 가운데 최장 생존 기록이다.

오랜 시간 차분히 준비하면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이 남아공 월드컵에서 증명됐다. 허 감독은 사령탑에 선임된 후 90명이 넘는 선수들을 대상으로 쉬지 않고 실험을 진행했다. 그 결과 이정수(가시마), 조용형(제주) 등 흙 속의 진주들을 발굴했고 기성용(셀틱), 이청용(볼턴)은 일약 차세대 기둥으로 떠올랐다.

허 감독이 이끄는 대표팀은 남아공 월드컵 아시아지역 3차 예선보다는 최종 예선에서, 최종 예선보다는 본선에서 더욱 좋은 경기력을 선보였다. 상대하는 팀의 수준이 올라갔음에도 그에 맞춰 경기력이 향상되는 모습을 보였다. 시간이 약이 된 것이다. 허 감독이 대표팀 사령탑으로서 보낸 2년 7개월의 시간이 헛되지 않았음은 남아공에서 증명됐다.

장기적인 비전을 가지고 브라질 월드컵을 준비할 수 있는 인물에게 대표팀의 지휘봉이 맡겨져야 한다. 느긋하게 기다릴 줄도 알아야 한다. 4년 주기의 월드컵 중간마다 사령탑 교체로 진통을 겪는 '바람직하지 못한 전통'을 이제는 끊어버릴 때가 됐다.

김정민기자 goavs@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세상을 보는 균형, 한국일보Copyright ⓒ Hankookilbo 신문 구독신청

LIVE ISSUE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

0 / 250
중복 선택 불가 안내

이미 공감 표현을 선택하신
기사입니다. 변경을 원하시면 취소
후 다시 선택해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