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자 칼럼'참여연대의 진실'에 대해 이태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이 긴 반론을 썼다. 나는 칼럼에서 이씨가"미 헤리티지 재단 보고서는'북한에는 공격형 잠수함이 없다'고 밝혔다"고 거짓말을 했다고 썼다. 그는 9일 코리아연구원의 천안함 특별기획에 기고한 글에서 "헤리티지 재단은 북한의 공격형 잠수함 개수를 0개로 추산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씨는 미디어오늘에 보낸 반론에서 내가 교묘하게 보고서 원문을 왜곡 인용하고, 보고서와 도표도 제대로 보지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런 반론이 인터넷에 나돌아 부득이 다시 공박한다.
■ 2월에 나온 헤리티지 보고서 은 중국의 해군력, 특히 잠수함 전력 증강이 미국의 제해(制海)권을 위협한다는 경고가 중심이다. 잠수함 전력 분석도 두 나라에 초점을 맞췄다. 그 밖에 호주 인도 러시아 일본 남북한 대만 인도네시아 등을 간략히 언급하고 있다. 한국은"공격형 잠수함(attack submarine) 12척을 2020년까지 27척으로 늘릴 계획"이라고 돼 있다. 이어 북한은 "낡은 재래식 공격형 잠수함 22척(몇 척이 운용 가능한지 모름)과 많은 소형 잠수함을 갖고 있다"고 기술했다.
■ 이씨는 기고문에서"헤리티지도 북한 잠수함이 공격용으로 사용하기 힘든 낡은 기종이며 현실적으로 운용되는지 알 수 없다고 단언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자의적 해석이 명백하다. 반론에서도 보고서의"북한 잠수함은 제해 작전에 심각한 도전이 아니다"는 대목과 도표에 북한이 없는 사실을'공격형 잠수함 0개'주장의 근거로 내세웠다. 그러나 보고서는 제해권(Sea control)을 다툴 만한 공격형 잠수함 전력을 다뤘기에 북한을 포함시키지 않은 것으로 본다. 공격형 잠수함 2척을 보유한 대만도 빠졌다. 이걸'0개'라고 강조한 건 유치하다.
■ 그는 공격형 잠수함의 개념부터 왜곡하고 있다. 미 해군은 7,000~9,000톤 급, 우리는 1,200톤 급 이상, 북한은 1,800톤 급 로미오 클래스가 해당한다. 그런데도 그는"헤리티지는 한미 당국이 5년 전 식별했다는 신종 공격형 잠수정 연어급의 존재를 부인했다. 또 P-4급이든 연어급이든 간에 공격능력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래서 거짓됐다. 논쟁은 텍스트의 참과 거짓을 따지는 데 집중해야 한다. 짧은 칼럼에 뭘 뺐느니, 보고서도 읽지 않았느니 시비하는 것은 공연히 신뢰를 훼손하려는 악습이다.
강병태 논설위원실장 btkang@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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