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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굿바이, 진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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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일근의 길 위의 이야기] 굿바이, 진해

입력
2010.06.29 1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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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일부터 제 고향 '경남 진해(鎭海)'가 창원으로 통합됩니다. 제가 상업고등학교와 사범대학을 다닌 마산도 창원으로 통합됩니다. 마산과 진해를 품은 새 창원은 광역시 급으로 인구 108만의, 5개 행정구청을 가진 이른바 '메가 시티'로 출범합니다. 축하의 박수를 먼저 보냅니다.

저는 진해시 제황산동, 탑산 계단 아랫동네, 외가에서 태어났습니다. 진해의 바다와 그 바다로 날리던 4월 벚꽃이 저에게 시를 가르쳐 주었습니다. 첫사랑도 진해에서 했습니다. 30년 가까이 진해에서 살기도 했습니다. 진해의 역사를 살펴보면 마산과 창원을 따라 끊임없이 이합집산을 거듭해왔습니다.

1955년 9월1일 진해는 창원군 진해읍에서 독립해 역사적인 진해시로 승격했습니다. 인구 7만으로 출범한 진해시는 55년이 지나면서 현재 17만5,460명의 시민을 가졌습니다. 저처럼 고향을 떠나 사는 사람들까지 치면 꽤 많은 '진해 사람'들이 있을 것입니다.

이제 진해는 '창원시 진해구'로 주소가 변하겠지만 저는 진해 사람으로 남을 것입니다. 장복산 벚꽃은 여전히 진해 벚꽃이며, 군항제는 여전히 진해 군항제일 것입니다. 우리가 사랑하는 김달진문학관도 진해 김달진문학관일 것입니다. 저는 가장 엄숙한 자세로 떠나가는 진해를 향해 거수경례를 합니다. 또 만날 것이라 믿으며. 굿바이 진해!

정일근 시인·경남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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