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엔 온라인 장터다.'
연초부터 가격과 광고 등을 둘러싸고 전쟁을 벌여온 이마트, 홈플러스, 롯데마트 등 대형할인점 3사가 새로운 전장에서 또 다시 맞붙는다. 오프라인 점포 확장 경쟁이 한계에 부딪히자 이제 온라인으로 전장을 옮긴 것. 온라인 영토 전쟁에 나선 유통 삼국지의 결과는 어떻게 될까.
포문은 홈플러스가 열었다. 홈플러스는 지난달 '2013년 종합 인터넷쇼핑몰 1위'에 도전하겠다고 선언했다. 대형마트 업계 1위 업체 신세계 이마트의 대응은 29일 나왔다. 최병렬 이마트 대표는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이마트몰(www.emartmall.com)을 차세대 전략사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전사적인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며 "다음달 5일 완전히 달라진 모습의 이마트몰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최 대표는 이어 "2012년 종합 인터넷쇼핑몰 1위를 달성하겠다"고 강조했다. 이는 홈플러스가 당초 밝힌 2013년보다 1년 앞선 것이다.
이마트몰의 전략은 크게 2가지다. 우선 상품 수를 기존 8만개(2009년 12월 기준)에서 10만개로 늘린다는 것. 오프라인 이마트 상품 3만개와 온라인 전용 상품 7만개로 구성하는 것인데, 연말에는 이를 20만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이다. 특히 대부분의 인터넷쇼핑몰이 10% 미만으로 취급하는 식품의 비중을 60%까지 늘려 차별성을 꾀한다는 전략이다.
배송 서비스에도 변화를 줬다. 수도권에 한해 1일 최대 10회 서비스를 도입, 고객이 최대 1~2시간 내에 물건을 받아볼 수 있게 한 것이다. 127개 중 72개 점포에서는 온라인 주문 상품을 안내데스크나 주차장에서 받을 수 있는 '점포 픽업 서비스'도 선보인다.
이마트는 또 모바일 쇼핑 환경 개선을 위한 투자 계획도 밝혔다. 연내에 모든 점포에 무선인터넷을 설치하고 이르면 8월 스마트폰용 애플리케이션을 내놓는다. 이 같은 개편을 통해 지난해 940억원이었던 이마트몰 매출을 올해 3,000억원 수준으로 끌어올리고 2012년에 1조원까지 키운다는 복안이다.
이에 대해 홈플러스(www.homeplus.co.kr)는 2013년까지 취급 상품을 지금의 50배 규모인 100만여 종으로 늘린다는 계획으로 대응하고 있다. 롯데마트도 이미 지난달 인터넷쇼핑몰을 개편한 바 있다. 전국 대부분 지역에서 당일 배송이 가능토록 배송시스템을 바꾼 게 핵심이다.
대형 할인점 업계가 오프라인에 이어 온라인에서 이처럼 각축을 벌이는 것은 무엇보다 성장 정체에서 탈피하기 위해서다. 오프라인상에서는 점포 개설 등이 매우 힘든 상황이다. 특히 지난해 국내 종합 인터넷쇼핑몰 시장의 매출 상위권 업체인 인터파크(6,448억), GS샵(5,557억), 롯데닷컴(5,331억) 등(한국 온라인쇼핑협회 발표)은 패션ㆍ화장품 등 비식품군을 주력으로 삼고 있다는 점에서 종합 인터넷 쇼핑몰 경쟁도 해 볼만 하다는 게 대형 마트들의 판단이다. 대형 할인점의 인터넷쇼핑몰의 경우 식품군의 1인당 구매액이 비식품군보다 더 높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싱글족, 맞벌이 가구 증가 등 라이프스타일의 변화로 식품군에 강점을 지닌 오프라인 기반의 대형마트가 온라인을 차세대 주력 사업으로 집중 육성하고 있다"며 "특히 와이파이 설치 경쟁까지 겹치면서 유통가가 온ㆍ오프 경쟁이 갈수록 뜨거워 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소연기자 jollylife@hk.co.kr
기사 URL이 복사되었습니다.
댓글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