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29일 국회 본회의에서 세종시 수정안 표결을 앞두고 반대토론에 나서 "미래로 가려면 약속은 반드시 지킨다는 신뢰가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박 전 대표의 본회의장 발언은 2005년 4월 당시 당대표 자격으로 교섭단체 대표연설 이후 5년 2개월 만이다. 박 전 대표는 반대 토론을 통해 세종시에 대한 자신의 입장을 명확히 하면서 친박계 의원들의 표 결속을 다진 것으로 풀이된다.
박 전 대표는 이날 "정치권에서 시작된 문제로 갈등과 분열이 커져 국민께 매우 죄송스럽다"고 운을 뗐다. 그는 "원안, 수정안을 지지하는 분들도 모두 다 애국이었음을 믿는다"며 "이제 어느 한쪽은 국익을 생각하고 어느 한쪽은 표를 생각한다는 이분법에서 벗어나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결론이 나면 하고 싶은 얘기가 있어도 모두 마음 속에 묻었으면 한다"며 "더 이상 소모적인 논쟁을 접고 새로운 미래로 나아갈 수 있기를 바란다"고 당부했다.
정치권 안팎에서는 세종시 수정안 폐기로 박 전 대표가 '원칙과 신뢰'의 정치인이라는 이미지를 각인시키면서 힘과 영향력을 과시했다는 분석이 있다. 하지만 원안을 고수하는 과정에서 보여준 강경하고 고집스러운 이미지는 박 전 대표에게 부담이 될 수 있다는 해석도 있다.
김성환기자 bluebird@h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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